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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가까스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 트윈스의 걱정거리는 역시 타선이다. 찬스에서 좀처럼 적시타가 나오지 않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안타 자체가 드물게 나오니 대량득점은 언감생심이다.
김현수의 가을 징크스가 올해도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날 경기 후 LG 류중일 감독은 "본인도 가을 성적이 나쁘다는 걸 알고 있다. 두산 시절부터 머리 속에 각인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받쳐놓고 치질 못하고 변화구에 따라가는 스윙을 한다. 조급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자세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선구안에 관해 둘째 가라면 서러운 간판타자지만, 승부처에서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니 감독으로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류 감독은 "본인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조급증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오늘 안타를 계기로 슬럼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현수가 이날까지 기록한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2할6푼(281타수 73안타)이다. 정규시즌 통산 타율 3할2푼2리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어디까지나 본인이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라모스는 이날 약 한 달 만에 실전 타석에 섰다. 그러나 희망적인 타격을 보여줬다. 4번타자로 나가 6타석 4타수 무안타에 볼넷과 사구를 한 개씩 기록했다. 1회말 주자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펜스 근처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회복된 장타 감각을 보여줬다. 6회에도 중견수 쪽으로 잘 맞힌 타구를 치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오늘 안타는 없었지만,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히팅포인트가 굉장히 좋았다. 1회 타구는 홈런이 될 수 있었고, 그 뒤 중견수 플라이도 잘 친 것이다. 앞으로 게임에서 기대가 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라모스는 지난달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발목 부상이 호전되지 않아 이후 휴식과 재활을 진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7일 만에 출전한 경기에서 밸런스를 갖춘 타격을 한 만큼 준플레이오프에서 제 몫을 할 것이란 게 류 감독의 기대감이다.
김현수와 라모스가 살아나기만 한다면 마운드가 안정을 찾은 LG는 두산을 상대로 준플레이오프에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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