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인터뷰실에 들어선 무명의 대주자 요원은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익숙치 않은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LG 트윈스 신민재가 생애 가장 기억에 남을 활약을 펼쳤다. 신민재는 2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연장 13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신민재는 상대투수 김태훈의 초구와 2구가 모두 높은 볼이 되면서 볼카운트가 유리해졌다. 김태훈이 흔들림에 따라 신민재는 최대한 공을 신중하게 고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김태훈의 3구째 141㎞ 투심이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신민재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타구를 2루수 키를 넘어 우중간 외야로 보냈다. 3루주자 정근우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다음은 신민재와의 일문일답.
-끝내기 친 소감은.
끝내가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팀이 이겨서 다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크다.
-12회말 주루사를 당했는데.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크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상대 2루수 움직임을 보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놀라지는 않았다.
-끝내기 안타를 칠 때의 상황은.
13회말 들어갈 때 내 차례가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천웅이 형이 살아나가서 연결이 됐는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이병규 코치님이 '(앞타자)창기가 나가면 (만루가 돼서)포수 뒤로 볼이 빠질 경우 경기가 그대로 끝나니까 변화구는 기다리고 직구를 노리라'고 말씀해 주셨다. 공 2개가 높게 들어와서 다음 공이 낮으면 치자고 생각했는데, 생갭다 공이 (눈에)가까이 와서 쳤다.
-끝내기 세리머니 때 눈이 상기돼 있었다.
형들이 울지 말라고 했는데, 아예 안 울었다. 내일 형들도 모두 쉴 수 있어서 좋다.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모두 자고 있을거다. 할 말은 딱히 없다. 아내는 야구를 아예 모른다.
-팬들에게 한마디.
다음 경기에서 기회가 오면 열심히 해서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