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시선]'10위→7위' 롯데, 2020시즌이 남긴 빛과 그림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1-03 07:0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0시즌의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가을야구가 한창이지만, 롯데의 계산기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쉼 없이 달려 온 길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남아 있다. 한 시즌 동안 얻은 수확과 과제를 분류하고, 새 시즌 청사진을 새우는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1년 간 롯데는 과연 어떤 성과를 얻었을까.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수-3루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게 첫 손에 꼽힌다. 제3의 포수로 여겨졌던 김준태(26)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전으로 도약해 시즌을 완주하면서 역량을 증명했다. 2018년 입단 이후 '미완의 대기'로 평가 받았던 한동희(21)는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발전했다. 이를 계기로 롯데는 포수 자리에 새 시즌 복귀할 지성준(26)을 비롯해 군 복무에서 돌아올 안중열(25), 후반기 기회를 받았던 강태율(24)과 정보근(21)까지 20대 포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3루수 자리 역시 한동희가 기본축 역할을 하면서 경쟁 체제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게 됐다.

김원중(27)의 성공적인 마무리 변신도 꼽아볼 만하다. 올해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김원중은 25세이브를 거두면서 손승락 은퇴로 불거진 롯데의 뒷문 불안 문제를 해결했다. 4번의 패전 기록과 8번의 블론세이브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보직 변경 부담을 털고 빠르게 마무리 투수로 안착해 성과를 낸 부분은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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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원 확보도 소득으로 꼽힌다. 투수 이승헌(21)은 롯데 선발진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 단숨에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이승헌은 올 초 미국 드라이브라인 투구 디자인 교정 후 제구-구위가 몰라보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1군 선발 등판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얻어냈다. 박세웅(25) 노경은(36) 서준원(20)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 선발진 문제를 어느 정도 풀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내야수 오윤석(28)도 2군에서 꾸준히 연마한 기량을 펼쳐 보이며 새 시즌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이밖에 새로운 2군 육성 프로세스 속에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끈 퓨처스(2군)가 젊은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의미 있는 지표를 쌓은 부분도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1군의 베테랑 의존도는 올해도 여전했다. 시즌 내내 상위-중심 타선을 지킨 정 훈(33) 손아섭(32) 전준우(34) 이대호(38) 이병규(37)가 대표적. 이 중 이대호 이병규는 노쇠화가 두드러졌고, 정 훈은 후반기 체력적 부담을 탈피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기량이나 무게감에서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부진 속에 후반기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낸 민병헌(33)도 새 시즌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약한 불펜' 문제 역시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 시즌 초반엔 박진형-구승민이 김원중과 필승조를 이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이들과 로테이션을 해줄 나머지 불펜 자원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박진형(26) 구승민(30)은 등판을 반복하다 후반기에 접어들어 피로누적으로 무너지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들 외에 김대우(26) 이인복(29) 오현택(35) 김건국(32) 진명호(31) 박시영(31)이 30이닝 이상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대안이 되기는 역부족이었다. 부상 전력이 있는 구승민은 피로누적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박진형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 후반기에 기회를 받았던 최준용(19) 김유영(26) 최영환(28)이 새 시즌 불펜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이밖에 올해 2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의미 있는 데이터를 쌓아온 선수들을 어떻게 분류해 1군에서 테스트할 지도 롯데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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