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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추워진 날씨에 발목을 잡혔다. 그 바람에 삼성과의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악연도 청산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안타 4사구 4개, 5탈삼진 6실점 하며 시즌 9패째(11승)를 떠안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순항이 예상됐다.
최근 흐름이 좋았던데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삼성 주포 구자욱 김동엽 김상수가 통증으로 한꺼번에 선발에서 빠졌기 때문이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경기 전 "좋지 않았던 상태에서 공략한, 그전의 양현종이 아니"라며 "김동엽 구자욱 김상수가 잔부상으로 빠져 B플랜 라인업을 짰다. 출전 선수에게 기회고 찬스니까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였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부터 힘들어했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 속에 손이 얼며 제구와 스피드 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삼성 라이블리도 이날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8안타로 5실점 했다. 라이블리는 경기 후 "생갭다 날씨가 많이 추웠다. 전 경기와 날씨가 너무 많이 차이 났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양현종의 패스트볼은 141㎞에 그쳤다. 평균구속 144㎞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평소 평균 130㎞이던 슬라이더도 127㎞에 그쳤다.
손이 곱아 허용한 사구를 놓고 2회에는 강민호와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래도 양현종은 버텼다. 완급조절을 통한 노련미로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4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볼넷 2개와 빗맞은 안타로 허용한 1사 만루에서 박계범의 희생플라이와 박승규의 적시타로 2실점했다. 하위타선에 내준 동점타.
이어진 5회 양현종은 2사 1루에서 강민호에게 바깥쪽 변화구 승부를 펼치다 우중월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김헌곤의 느린 땅볼 타구를 유격수가 실책성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1,3루 위기가 계속됐다. 김호재의 빗맞은 적시타에 이어 더블스틸과 박계범의 빗맞은 적시타가 이어지며 3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쌀쌀한 날씨와 불운이 겹친 하루. 시즌 마지막 삼성전 등판에서 찜찜함을 털어버리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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