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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승환은 21일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졌다.
복귀 직후보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살아나는 구위. 숨은 비결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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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직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당혹스러움이 있었다. 밥 먹듯 하듯 삼자범퇴도 만만치 않은 미션이 됐다.
"제 스스로 조바심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보시는 분 기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완벽하게 던지려고 했던 게 패착이 됐었죠. 매일 체크했고요. 두 달만에 삼자범퇴를 한 적도 있더라고요. '야구가 쉽지 않구나'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작은 실패를 거름 삼아 반전에 성공했다. 아침부터 후배들보다 일찍 웨이트장을 찾는 부단한 노력 덕분이었다.
특유의 종속 좋은 돌직구가 살아났다. 복귀 후 부쩍 늘린 변화구 각도도 더욱 예리해졌다.
레퍼토리가 다양해지다 보니 타자들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돌직구 위력이 살아나면서 변화구 효율성도 높아졌다.
"처음보다 회전이나 각이나 나아졌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던지는 변화구들이 올해 갑자기 던지는 건 아니고 일본과 미국에서 던지던 건데 비중을 많이 가져가는 것 뿐이죠."
이날 전해진 동갑내기 친구 한화 김태균의 은퇴 소식.
"나도 저런 순간이 오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오승환이지만 '그날'은 좀처럼 가까운 미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허삼영 감독이 "삼십대 후반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몸은 아주 잘 관리돼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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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주셨는데 상황이 되면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워밍업 해보니 데미지가 없더라고요. 몸상태가 되지 않았으면 안 나가는게 나은거죠."
오승환의 투혼 덕분에 삼성 좌완 루키 이승민은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워밍업 할 때 물어보긴 했어요. 막아내면 승민이 첫 승이라고 하더라고요. 지켜주고 싶었지만 마운드에서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돌아온 끝판왕.
5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를 곱씹으며 암흑기를 끝낼 각오로 삼성 마운드의 수호신이 2021시즌을 정조준 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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