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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프로야구는 충격과 허탈감으로 가득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키움 구단은 올해 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선전'을 당부했다. 투수 출신으로 해설위원과 대표팀 전력분석을 역임한 손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 SK 와이버스 투수코치를 거치며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력분석능력도 갖추고 있어 올해 키움을 우승권으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손 감독은 올시즌 주력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면서 순조롭게 레이스를 끌고 가기는 어려웠다. 원투펀치 에릭 요키시와 제이크 브리검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었고, 3선발 최원태도 마찬가지다. 타선을 보면 4번 박병호는 8월 1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손등 부상으로 아직 재활중이다. 김하성 서건창 김웅빈 허정협 등도 잔부상에 시달렸다.
프로야구 감독 출신의 한 인사는 "정말로 화가 난다. 세상에 2,3위하는 팀 감독을 그것도 몇 경기 남지도 않았는데 자른다는 게 말이 되나. 야구와 야구인을 우습게 보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프로야구는 힘있는 사람 개인의 놀이가 아니다"면서 "작년에 장정석 감독이 그렇게 된 것은 계약기간이 끝났고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했다고 보면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개인 또는 내부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멀쩡한 감독이 알아서 옷을 벗는다는 게 가능할지 싶다"며 "감독에 대한 평가는 시즌 중간, 시즌 막판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3자의 입장에서 키움의 경우 큰 차이는 없다. 2위 경쟁이 치열하고 포스트시즌에 가면 우승도 다툴 수 있는 상황인데 성적부진 때문에 자진 사퇴했다는 걸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시즌을 마치고 결과에 따라 경질 여부, 사퇴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KBO에 따르면 초보 사령탑이 계약 첫 시즌 페넌트레이스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건 2005년 KIA 타이거즈 유남호 감독에 이어 손 감독이 두 번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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