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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1일 2등판·2이닝도 OK' 두산 불펜에서 가장 빛나는 이승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0-06 13:00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승진이 7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동료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9.13/

진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주말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캐치볼을 하고 있는 이승진.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9.1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후반기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승진이다.

지난 5월말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승진을 영입했던 당시까지만 해도 '미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SK 시절부터 유망주 투수로 많은 가능성을 보였던 이승진은 한단계 더 올라서지 못하고,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평을 받았다. 2018시즌 활약상에 비해 지난해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올 시즌 초반에도 SK의 핵심 자원이 아니었다. 트레이드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적 직후에도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아 '즉시전력감'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래서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쳤는데, 예상보다 훨씬 빨리 효과를 봤다. 새로운 환경에서 교정에 나선 이승진은 2군 코칭스태프의 강력한 추천에 이해 7월말 다시 1군 콜업 기회를 얻었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테스트 차원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력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한 콜업이었다.

대체 선발로 5경기에 나와 살아난 구위와 밸런스를 점검한 이승진은 9월부터 본격 필승조로 보직을 이동했다.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불펜이 '맞는 옷'이라고 느낀다. 이승진은 "공을 3개만 던져도 팔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다. 제구가 좋지 않아 선발로 나가면 1회에 투구수가 불어나서 진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불펜으로는 1이닝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전력 투구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금상첨화다. 이승진은 팀 합류 당시보다 직구 구속이 대폭 상승했다. 140km 초반대에 머물던 직구가 150km에 육박할 정도로 빨라졌다. 밸런스 교정과 더불어 스스로 자신감을 찾으면서 공에 힘이 생겼다.

두산은 현재 이승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박치국, 홍건희와 더불어 마무리 이영하 앞에서 중간을 막아주는 든든한 '믿을맨'들이다. 두산은 9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이 3.41로 1위 NC 다이노스(3.07)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그만큼 실점율이 줄었다. 이승진을 필두로 한 핵심 불펜 요원들이 활약이 크다.

이승진은 연투에서도 강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26~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26일 등판해 1이닝을 던지고, 이튿날 더블헤더 1,2차전에 모두 나와 2일 사이에 3연투를 하는 진기한 기록을 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다소 흔들리며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2차전에 다시 나와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처리했다.

이승진은 지난주에도 한화 이글스전 1차례, KIA 타이거즈전 2차례 등판해 무실점 피칭을 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 특히 3일 KIA전에서는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5이닝(2실점)만 던지고 물러나 중간에 길게 던져줄 투수가 필요했고,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승진이 투구수 30개에 혼자서 2⅓이닝을 책임져주면서 경기를 쉽게 끌어갈 수 있었다.


두산 불펜은 시즌 초반 구상과는 구성원이 많이 달라졌다. 예상치 못했던 전력인 이승진, 홍건희 같은 '이적생'들이 없었다면 고전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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