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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후반기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승진이다.
대체 선발로 5경기에 나와 살아난 구위와 밸런스를 점검한 이승진은 9월부터 본격 필승조로 보직을 이동했다.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불펜이 '맞는 옷'이라고 느낀다. 이승진은 "공을 3개만 던져도 팔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다. 제구가 좋지 않아 선발로 나가면 1회에 투구수가 불어나서 진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불펜으로는 1이닝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전력 투구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금상첨화다. 이승진은 팀 합류 당시보다 직구 구속이 대폭 상승했다. 140km 초반대에 머물던 직구가 150km에 육박할 정도로 빨라졌다. 밸런스 교정과 더불어 스스로 자신감을 찾으면서 공에 힘이 생겼다.
이승진은 연투에서도 강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26~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26일 등판해 1이닝을 던지고, 이튿날 더블헤더 1,2차전에 모두 나와 2일 사이에 3연투를 하는 진기한 기록을 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다소 흔들리며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2차전에 다시 나와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처리했다.
이승진은 지난주에도 한화 이글스전 1차례, KIA 타이거즈전 2차례 등판해 무실점 피칭을 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 특히 3일 KIA전에서는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5이닝(2실점)만 던지고 물러나 중간에 길게 던져줄 투수가 필요했고,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승진이 투구수 30개에 혼자서 2⅓이닝을 책임져주면서 경기를 쉽게 끌어갈 수 있었다.
두산 불펜은 시즌 초반 구상과는 구성원이 많이 달라졌다. 예상치 못했던 전력인 이승진, 홍건희 같은 '이적생'들이 없었다면 고전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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