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에 비상이 걸렸다.
충돌증후군은 근육이나 인대가 뼈와 맞닿으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데, 보통 어깨나 고관절에서 나타난다. 팔꿈치 충돌증후군은 이례적인 경우로 며칠 쉬면 나을 수도 있으나, 보통은 장기간 휴식을 요한다고 돼 있다. 즉 최악의 경우 윌슨이 시즌 아웃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날 윌슨의 컨디션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130㎞대 후반에 머물렀고, 제구도 주로 높은 코스에서 형성됐다. 1회말 로하스에게 우월 홈런을 맞을 때 던진 공은 138㎞짜리 몸쪽 높은 직구였다. 커브와 코너워크를 통해 이후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언제 난타를 당할 지 모를 상황이었다. 3회 연속 안타를 맞는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LG는 오는 10일 NC 다이노스와 홈에서 더블헤더가 예정돼 있어 이번 주 로테이션을 꾸리기도 벅찬 상황이다. 부진을 이어가던 좌완 김윤식을 1군서 제외한 LG 류중일 감독은 이번 주에 2년차 좌완 남 호를 선발로 한 차례 올리겠다고 밝혔다.
윌슨은 KBO리그 3년차 투수다. 2018년 류 감독과 함께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년여 동안 에이스로 활약한 그는 모범적인 인성과 수려한 외모로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제동이 걸렸다. 윌슨은 지난 3월 입국 후 바로 훈련을 하지 못하고 2주 자가격리를 소화하느라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직구 구속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3~4㎞ 정도 덜 나온 상태에서 시즌을 치러나갔지만,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웠다.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가면서도 투지를 보이며 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결국 팔꿈치에 이상이 왔다.
윌슨은 지난 7월 1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승리투수가 된 뒤 "올해 여러 상황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아직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가까이 가고 있는 느낌"이라며 "구속 저하에 대해 정확한 설명은 어렵지만, 변명하지 않겠다. 투구폼과 신체적인 부분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 노력이 허사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