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폐허 속에서도 꽃은 핀다. 시즌 내내 최하위를 달리는 와중, 한화는 탄탄한 불펜을 완성시켰다. 한화 불펜의 9월 평균자책점은 16일 기준 2.77. KBO리그 전체 1위다.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불펜이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도리어 상대를 압박하고, 때로는 뒤집기 쇼를 연출한다. 지난 15일 LG 트윈스 전이 대표적이다. 한화는 6회까지 0-5로 밀렸지만, 김진영 강재민 정우람 박상원이 무실점으로 버틴 끝에 10회말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한화 불펜이 한 시즌만에 이처럼 양적, 질적으로 두터워진 이유는 투수 전문가 최원호 감독 대행과 송진우 투수코치를 빼고 논할 수 없다. 하지만 최 대행은 그 공을 선수들 스스로에게로 돌렸다.
하지만 최 대행은 현재 한화의 사정이 리빌딩에 적합한 상황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시즌 초부터 과감하게 투입하긴 어렵다. 때를 잘 만난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좋은 결과물을 내면서 자리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신인을 데뷔 초부터 적극 활용해 대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있다. 최 대행은 자신의 선수 시절인 1996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1995년에 홈런 4위(21개)를 한 강영수라는 선수가 있다. 이듬해 팀이 현대 유니콘스로 바뀌면서 김재박 감독님이 그 선배를 벤치에 앉히고 신인을 썼다. 그 신인 선수가 박재홍이었다. 시즌초부터 훨훨 날아다녀서 무마가 됐지만, 나중에 잘했더라도 4~5월 안 좋았으면 감독님은 엄청 욕먹었을 거다."
강재민을 탄생시켰고, 최인호-임종찬 등을 요긴하게 쓰고 있지만, 사실 올시즌 한화의 신인 농사를 풍작으로 보긴 어렵다. 1차 지명 신지후는 1군 경기보다는 오랜 부상으로 인한 재활과 밸런스 가다듬기에 올시즌 전체를 바쳤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2차 1번 남지민, 2번 한승주는 모두 수술을 받아 이탈했다. 2군에서 꾸준하게 선발수업을 받던 2차 7번 최이경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장시환-김민우-김범수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이 완성됐고, 여기에 신예들을 주축으로 한 불펜진이 두터워졌다. 한화는 지금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