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리포트]키움 손혁 감독이 말하는 이정후의 부진이 도드라지게 보인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9-13 12:18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9.12/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렇게 못친 것은 아닌데 워낙 잘했던 선수라 커 보였나 보다."

키움 히어로즌 이정후는 프로 4년차지만 벌써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됐다. 데뷔 첫 해부터 놀라운 안타 생산 능력을 보였던 이정후는 지난해엔 193개으 안타로 역대 한시즌 최다안타 공동 5위에 올랐다. 언제든지 안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타자인데 올해는 두자릿수 홈런을 치면서 장타율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지난 8월 25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안타를 자주 보기 힘들었다. 지난 9월 10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13경기서 이정후의 타율은 고작 1할6푼3리에 불과했다. 49타수 8안타였다. 홈런 2개와 2루타 2개로 장타력은 살아있었지만 안타 자체가 적었다. 지난 11일 LG전서 3개의 안타를 친 이정후는 12일 두산전서도 2안타로 살아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키움 손 혁 감독은 이정후의 슬럼프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치는 타자 중 하나인데 기술적인 문제를 꼽긴 힘들다"며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안좋을 때가 있는데 이정후는 안좋을 때가 이번엔 예전보다 좀 길어서 얘기가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온 것이 그만큼 그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해석도 했다. "그 기간에 우리 팀 성적이 좋았으면 얘기가 잘 나오지 않았을텐데 팀 성적이 안좋으니 더 커보였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정후가 부진을 보인 동안 키움의 성적도 6승7패로 5할 승률을 밑돌았다.

손 감독은 이정후가 타율이 떨어졌지만 그리 못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분명히 잘맞힌 타구도 있었는데 정면으로 가서 잡히거나 했다. 안타를 못친 날이 그리 많지도 않았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13경기 중 6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다. 2경기 연속 무안타를 친 적이 있긴 했지만 꾸준히 안타를 하나씩은 쳐 냈다.

워낙 밝게 빛나는 별이었다가 밝기가 줄어드니 더 어둡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것으로도 분석했다. 손 감독은 "이정후가 워낙 시즌 초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였고, 팀의 중심 타자로도 워낙 잘해줬기 때문에 더 커보였을 수 있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인 것 같다"라고 했다.

분위기를 밝게 하면서 타격도 좋아졌다고. "잘 안맞다보니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고 안좋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려움에 빠진 것 같다"며 "주위에서 장난도 치면서 분위기를 밝게 하면서 이정후도 밝은 모습으로 나오면서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슬럼프를 겪었다고 하지만 이정후는 이정후다. 12일까지 타율 3할3푼6리(7위), 82타점(공동 7위) 142안타(3위) 등으로 여전히 타격 상위권에서 맹활약 중이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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