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플레이어]'데뷔 첫 선발승' 김진욱의 어느 멋진 가을날 "삼성킬러? 라팍 마운드 편해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9-10 10:47


9일 삼성전에서 프로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진욱.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0년 9월9일. 한화 우완 영건 김진욱(20)에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초가을 밤이었다. 멋진 인생투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김진욱은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임시 선발로 등판, 6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가 그의 손에 꼭 쥐어 있었다. .

김진욱은 초반부터 씩씩하게 힘있는 공을 던졌다. 3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4회 1사 1루에서 14번째 타자 김동엽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유일하게 득점권 주자를 허용한 이닝. 하지만 그나마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6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도 단 77구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최고 구속 149㎞. 슬라이더를 섞어 삼성 타선을 무력화 했다.

사연이 많아서일까. 방송 인터뷰가 길어졌다.

한참 기다린 후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환한 표정의 김진욱은 "전에 구원승이 있긴 했지만 올해 꼭 선발승을 올리고픈 욕심이 났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처음 콜업돼 선발을 맡았을 때는 공부가 덜 돼 있었죠. 그 당시 4이닝 쯤 소화했는데 준비를 잘 하면 5,6이닝도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번 실수는 없었다. 다시 기회가 올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을 준비했다.

"다시 선발 기회가 와서 미리 공부와 분석도 따로 했어요. 시즌 처음 선발을 했을 때는 변화구 컨트롤이 좋지 않았어요. 직구 위주로 가다 보니 안타도 홈런도 많이 맞았었죠. 오늘은 초구부터 변화구 승부를 들어갔어요. 3,4구 이내에 승부를 보려고 적극적으로 임했죠."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한화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18/
한화는 1회부터 최진행의 3점포 등 4득점을 하는 등 7득점 지원으로 첫 선발승 도전에 나선 김진욱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부터 점수가 나니까 마음 편하게 던졌어요. (포수) 이해창 선배님의 볼 배합을 따라가니 좋은 결과가 나왔죠."

김진욱은 새로운 '삼성 킬러'다.

올 시즌 2승이 모두 삼성전에 거둔 성적이다. 3경기 12이닝 동안 단 1실점. 평균자책점 0.75로 극강의 수치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라이온즈파크) 마운드가 편하긴 해요. 높고 딱딱한데 저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선발이라 마운드 컨디션이 좋을 때 던지니까 더 기분이 좋았어요."

김진욱의 멘토는 '수호신' 정우람이다. 선발 마무리를 떠나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존경하는 선배다.

"모든 동료가 믿고 따르는 분이시죠. 오늘도 '선발로 나가면 불리할 수록 패기있게 던져라. 이닝 끝날 때마다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감격의 데뷔 3년 만의 첫 선발승.

김진욱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토종 선발 재구축을 통해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에 또 하나의 정통파 영건 선발이 탄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한화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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