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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0년 9월9일. 한화 우완 영건 김진욱(20)에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초가을 밤이었다. 멋진 인생투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김진욱은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임시 선발로 등판, 6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가 그의 손에 꼭 쥐어 있었다. .
이렇다 할 위기 없이 6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도 단 77구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최고 구속 149㎞. 슬라이더를 섞어 삼성 타선을 무력화 했다.
사연이 많아서일까. 방송 인터뷰가 길어졌다.
한참 기다린 후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환한 표정의 김진욱은 "전에 구원승이 있긴 했지만 올해 꼭 선발승을 올리고픈 욕심이 났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처음 콜업돼 선발을 맡았을 때는 공부가 덜 돼 있었죠. 그 당시 4이닝 쯤 소화했는데 준비를 잘 하면 5,6이닝도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번 실수는 없었다. 다시 기회가 올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을 준비했다.
"다시 선발 기회가 와서 미리 공부와 분석도 따로 했어요. 시즌 처음 선발을 했을 때는 변화구 컨트롤이 좋지 않았어요. 직구 위주로 가다 보니 안타도 홈런도 많이 맞았었죠. 오늘은 초구부터 변화구 승부를 들어갔어요. 3,4구 이내에 승부를 보려고 적극적으로 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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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부터 점수가 나니까 마음 편하게 던졌어요. (포수) 이해창 선배님의 볼 배합을 따라가니 좋은 결과가 나왔죠."
김진욱은 새로운 '삼성 킬러'다.
올 시즌 2승이 모두 삼성전에 거둔 성적이다. 3경기 12이닝 동안 단 1실점. 평균자책점 0.75로 극강의 수치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라이온즈파크) 마운드가 편하긴 해요. 높고 딱딱한데 저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선발이라 마운드 컨디션이 좋을 때 던지니까 더 기분이 좋았어요."
김진욱의 멘토는 '수호신' 정우람이다. 선발 마무리를 떠나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존경하는 선배다.
"모든 동료가 믿고 따르는 분이시죠. 오늘도 '선발로 나가면 불리할 수록 패기있게 던져라. 이닝 끝날 때마다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감격의 데뷔 3년 만의 첫 선발승.
김진욱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토종 선발 재구축을 통해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에 또 하나의 정통파 영건 선발이 탄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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