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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선]'더블헤더 연투-59구-5실점' 김원중과 롯데에 끼칠 여파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9-04 22:39 | 최종수정 2020-09-05 07: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의 더블헤더 연투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닝-투구수 관리가 특히 강조되는 최근 야구 트렌드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더블헤더 두 경기에 모두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 김원중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각각 1이닝씩을 던져 1패를 안았다. 총 투구수는 59개(1차전 21개, 2차전 38개)였다. 1차전에서 최형우에게 결승 스리런을 맞으며 패전을 떠안았던 김원중은 2차전에서도 2실점 했으나 끝내 리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롯데에겐 김원중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승부였다. 전날 KIA에 덜미를 잡혀 KT전에 이은 2연패 중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위였던 KT와의 승차는 3경기로 벌어진 상황. KIA와의 더블헤더에서 연패를 당하면 올 시즌 5강 진입 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처지였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더블헤더 1차전에서 롯데는 8회말 3-3 동점을 만들며 연패 탈출 기회를 잡았다. 허 감독 입장에선 9회초 마무리 김원중으로 동점을 유지하고 9회말 승부를 거는 계산을 할 만했다. 김원중은 최형우에게 결승 스리런을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만했다.

그런데 김원중은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9회초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8회초 6-5, 1점차까지 추격 당했던 롯데는 이어진 공격에서 3점을 얻었다. 4점차 리드 속에 승기를 잡은 만큼 1차전을 던진 김원중을 아낄 수도 있었지만, 허 감독은 그를 다시 마운드에 올리는 쪽을 택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6타자를 상대하며 21구를 던졌던 김원중은 2차전에서 7타자에게 38개을 던진 끝에 이날 하루를 마감했다.

김원중은 지난해까지 롯데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로 전업했다. 선발 시절 58개의 투구 수는 언제든 기록할 수 있는 숫자였다. 김원중이 지난달 29~30일 연투 이후 5일 간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세이브한 점도 허 감독의 기용법에 일부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낮에 출발해 체력소모가 극심한 더블헤더, 불펜 투수 중 가장 심적 부담이 큰 마무리 투수가 두 경기에 잇달아 나서 60개에 가까운 공을 던졌고, 5실점을 기록한 부분은 결과에 따른 여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KIA전을 마친 롯데는 5~6일 사직에서 LG 트윈스전을 치르고, 8~9일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맞붙는다. 6일 부산 지역에 예보된 비로 LG전이 이튿날로 우천 순연되면 NC전까지 3연전 일정이 만들어진다. 상위권 두 팀과의 빡빡한 맞대결에서 김원중의 필요성도 절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KIA전 여파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허 감독은 8월 이후부터 매 경기 총력전을 강조해왔다. 승부처인 만큼 한 경기마다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김원중의 더블헤더 연투로 롯데는 3연패를 끊고 더블헤더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KT와의 승차는 4경기로 더 벌어졌다. 더블헤더 연투라는 희귀한 경험을 한 김원중과 롯데의 이후 행보 모두 주목될 수밖에 없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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