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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토리] 한 경기 양 팀 마무리 총출동이라는 드문 상황에서 '역시는 역시'를 보여준 끝판대장 오승환

박재만 기자

기사입력 2020-09-04 07:05


두산 이영하, 삼성 오승환.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밀림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논쟁에서 왜 곰은 끼지 못하는가? 곰도 호랑이 사자와 같은 맹수 중에 맹수인데 말이다. 1위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하는 야구판도 별반 밀림과 다를 바가 없다. 밀림과도 같은 야구판에서 곰과 사자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 졌다. 결과는 사자의 승리, 극적인 역전으로 승리를 가져간 삼성 라이온즈.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팀 간 13차전 경기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삼성 원태인과 두산 이승진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치고 맞는 난타전 속 삼성은 7명, 두산은 6명의 투수들을 투입하며 양팀 모두 승리를 가져가기 위한 전력투구를 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두산이 앞서 나갔다. 경기 시작부터 삼성 선발 원태인을 공략한 두산 오재일과 허경민의 홈런포가 터지며 두산의 덕아웃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그러나 4회까지 8대1로 앞서가던 두산도 선발 이승진이 갑자기 흔들리며 결국 삼성에게 5실점을 허용했다.
삼성 원태인, 두산 이승진.

두산 오재일, 허경민.
스코어 8대6으로 시작한 6회말 기회를 잡은 삼성은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성곤과 김지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에서 박해민이 희생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뒤 후속 타자 김상수가 두산 불펜 이현승을 상대로 2타점 3루타로 날리며 승부를 원점을 만들었다. 이후 계속된 주자 득점 찬스에서 구자욱까지 적시타를 날리며 삼성은 9대8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8회초 1점 차 리드 상황 두산도 밀리지 않았다. 삼성 필승조 우규민과 오승환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다시 스코어를 10대9로 만든 뒤 두산 필승조에게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두산의 필승조 또한 삼성 김상수, 구자욱, 팔카에게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구자욱이 태그업 후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삼성 팔카의 힘찬 스윙.
9회초 1점 차 리드 상황 다시 마운드에 오른 '끝판 대장' 오승환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가 얼마나 대담한 심장을 가졌는지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아는 순간이었다.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두산 오재일은 이날 홈런만 두 방을 날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 오승환은 오재일을 삼진 처리한 후 남은 이닝을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두산의 새로운 클로저 이영하와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의 대결에서 결국 승자는 오승환이었다. 8회초 위기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오승환은 두산 박건우에게 리드를 내주는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여 패전 위기에 놓여있었다. 혹자는 이 상황에서 오승환의 노쇠함을 논하겠지만, 기자의 생각은 달랐다. 역시는 역시. 오승환은 역시 최고의 투수였다. 실점을 개의치 않고 자신의 투구를 이어간 뒤 결국 짜릿한 역전승까지 만들어냈다.


두산 마무리 이영하가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11대10으로 승리한 삼성 오승환과 강민호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삼성 오승환과 두산 오재일은 9회초 삼진 상황에서 날아간 배트에 대해 오해를 풀며 훈훈한 장면까지 보여줬다. 오재일은 경기 종료 직후 선배 오승환을 향해 고의가 아니었다는 시그널을 보냈고, 오승환 또한 괜찮다는 표시를 하며 치열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삼성 허삼영 감독은 "한 경기 안에서 얼마나 많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경기였다."고 평하며, "선수들 모두가 오늘 경기 과정을 늘 되새겨줬으면 한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오승환도 2이닝을 막느라 수고했고, 특히 팔카가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줬는데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9회초 선두타자 두산 오재일의 배트가 삼성 1루 이성규에게 날아갔다.

9회초 두산 선두타자 오재일이 삼진을 당하며 배트를 놓친 것에 대해 양 팀 선수들이 남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후배들을 다독이는 선배 오승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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