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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선발 투수와 주전 야수들이 줄줄이 빠진 키움 히어로즈의 위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웅은 등장한다. 이번 고비에선 '육성 선수' 출신 외야수 변상권(23)이 인생 경기를 펼치고 있다.
위기의 연속이다. 키움은 여전히 2위를 지키고 있지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1위 NC 다이노스를 잡을 듯 잡지 못하고 있다. 야수진에서도 구멍이 생겼다. 1루수 박병호가 왼 손등 미세 골절로 이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중견수 박준태도 수비 중 에디슨 러셀과 충돌하면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발목이 좋지 못한 데다가, 그동안 쌓인 피로도가 있었다. 외야 수비에서 중심 역할을 하던 선수였다.
외야수 변상권은 위기 때마다 인생 경기를 했다. 제물포고-인천재능대를 졸업한 변상권은 2018년 육성 선수로 입단. 지난 5월 17일 처음 정식 선수 계약을 맺었다. 그날 잠실 LG 트윈스전에 대타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쳤다. 잊지 못할 경기를 펼쳤지만, 3경기 만에 퓨처스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재조정을 거친 변상권은 지난달 20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선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박준태가 빠지면서 선발 출전하는 날이 많아졌다. 키움은 8월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 5대6 역전패를 당했다. 김재웅의 호투로 5점의 리드를 얻었지만, 12명의 투수가 등판하고도 이 점수를 지키지 못했다.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부산 2연전을 위해 이동했다. 8월 27~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도 대체 선발 투수들이 나와야 하는 상황. 변상권은 8월 27일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하성, 러셀 등이 동반 활약하면서 타선 폭발. 11대6 완승을 거뒀고, 다음날 경기까지 잡아내며 2연전을 싹쓸이했다.
1~2일 NC와의 홈 2연전도 중요했다. NC에 단 1.5경기 뒤져있었다. 1일 경기에선 타선이 침묵하며 2대5로 패했다. 2.5경기로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2일 경기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선발 조영건이 5이닝 무실점으로 인생투를 했다. 변상권은 또 한 번 인생 경기를 했다. 그는 생애 첫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2회 선취점에 이어 5회에는 쐐기 타점도 올렸다. 2S 불리한 카운트에서 박정수의 바깥쪽 공을 절묘하게 밀어쳤다. 변상권의 타격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변상권은 맹타에도 "번트 실패도 그렇고, 수비에서도 타구를 놓쳐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5월에는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올라왔다. 2군에서 내 걸 많이 찾으려고 했다. 수비 연습도 많이 했다"면서 "처음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의식하다 보니 오히려 잘 안 됐다. 지금은 타석에서 단순하게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들어간다. 못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이다"며 당찬 소감을 밝혔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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