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통계]'복귀후 득점권 타율 0.125' 라모스, 4번타자의 품격은 언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7-26 10:12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1루 LG 라모스가 삼진을 당한 후 허탈해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7.24/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외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허리 부상 이후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타격을 하고 있다.

기록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라인업에서 제외된 6월 12일 이전 그는 32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12타수 42안타), 13홈런, 31타점, OPS 1.210, 득점권 타율 4할2푼3리(28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당시 홈런 1위였고, 장타율과 OPS는 2위, 타점은 공동 4위, 득점권 타율 공동 7위였다. LG 구단 역대 최강의 외인 타자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허리 부상에서 벗어난 6월 18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7월 25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그는 29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111타수 27안타), 4홈런, 10타점, OPS 0.724, 득점권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를 마크했다.

부상 이전과 이후 비슷한 경기수를 소화했는데, 홈런과 타점은 3분의 1 수준도 안되고, OPS는 같은 기간 전체 타자들 평균(0.758)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득점권 타율이다. 이 기간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가운데 꼴찌다.앞 타순에서 치는 김현수가 올시즌 득점권 타율 1위라는 점이 그래서 이채롭다. 김현수는 72번의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4할6푼8리(62타수 29안타)를 쳤고, 3홈런, 38타점을 때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늘어난 것은 삼진과 병살타다. 부상 후 29경기에서 라모스가 기록한 삼진은 38개로 같은 기간 전체 1위다. 한 개도 없었던 병살타는 3개를 쳤다.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고, 땅볼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선구안과 스윙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 부상 여파로 타격 밸런스가 흔들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라모스는 4번 타순을 놓친 적이 없다. 29경기에서 주자가 없을 때는 2할6푼6리의 타율로 그나마 평균 수준으로 치고는 있다. 25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라모스는 1회 1사 1루에서 2루수 병살타를 쳤고, 주자가 없는 7회와 8회에는 중견수 왼쪽 2루타, 중전안타를 각각 날렸다.

4번 타자에게 보다 필요한 것은 찬스에서 한 방이다. 중심타선이 강한 팀이 득점력도 높기 마련이다. 중심타선의 득점권 타율이 중시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LG가 이 기간 11승18패1무로 처지게 된 건 라모스의 부진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를 4번에서 뺄 생각은 없다. '결국 주전이 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웬만하면 믿고 내보내야 한다'는 지론이다. 물론 남은 경기가 아직은 훨씬 더 많다. 라모스가 부상 전 보여준 실력이 '진짜'임을 재확인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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