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장]'동료애 가득한' 롯데 스트레일리, 이젠 타선과 궁합도 베스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7-15 06:45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선발투수의 승리 기록은 '운(運)'에 달렸다고 한다. 아무리 잘 던져도 동료들의 도움없이는 승리 기록을 안을 수 없다.

이와 관련된 용어가 '득점지원율(RS·Run Support)'이다. 득점지원율은 선발투수가 던지는 동안 팀 타선이 올린 득점을 9이닝 평균으로 환산한 수치다. 예를 들어 원정팀 선발투수가 5⅔이닝을 던졌을 경우 팀 타선이 6회초까지 올린 득점이 득점지원율로 계산되며, 그때까지 3점을 올렸다면 득점지원율은 '3×9÷6=4.50'이 되는 것이다.

올시즌 이 부문에서 가장 운이 좋지 않은 투수는 단연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타선의 도움을 톡톡히 받는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14일 부산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7이닝 4안타 무실점)에 이어 2경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불운 끝에 찾아온 소중한 2승. 올시즌 첫 2연승이었다는 점, 이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점이 그의 운을 말해준다.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2.29에서 2.07로 낮춘 스트레일리는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승 부문서는 여전히 30위권 밖이다. 그만큼 그동안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롯데 타선이 꾸준히 점수를 내면서 스트레일리에게도 승리기록이 주어지고 있다. 지난 8일 한화전서 롯데 타선은 스트레일리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6점을 지원해줬다. 6일이 흐른 이날 LG전에서도 롯데 타선은 스트레일리가 승리를 안기에 충분한 점수를 뽑아냈다. 3회말 2점을 선취한 롯데는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다 8회말 고우석을 상대로 3안타를 터뜨리며 3점을 추가해 5-0의 넉넉한 리드를 만들어줬다.

이날 롯데 타선의 득점 지원은 5개. 올시즌 13경기에 선발등판한 스트레일리의 득점지원율은 2.56점으로 부쩍 높아졌다. 6월까지만 해도 스트레일리에 대한 득점지원율은 1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스트레일리가 등판한 2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16이닝 동안 11점을 뽑아냈다. 2~3점만 뽑아도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스트레일리 등판 경기에서 기대치를 넘어선 공격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개인의 승리는 중요한 스탯(stat)이 아니다. 팀이 이겼는가가 중요하다. 내가 나가서 팀이 이기는 게 나의 임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스트레일리는 동료들에게 기를 불어넣는 이벤트를 종종 벌인다. 지난달 포수 김준태를 응원하는 티셔츠를 제작해 선물로 줬다. 일명 '준태티'다. 스트레일리가 직접 방송 중계 화면을 캡처해 제작을 의뢰했고, 입소문이 돌면서 롯데 구단이 온라인에서도 판매했다. 그러나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2500장에서 완판됐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일리는 자신의 등판하는 날 경기 전 동료들에게 커피를 돌리기도 한다. 지난 8일 한화전 뿐만 아니라 이날 LG전을 앞두고도 시원한 커피를 돌리며 선수단 분위기를 돋웠다. 스트레일리는 자신의 전담 포수 정보근에 대해서도 "보근 선수와는 뭔가 이어지는, 통하는 부분이 많다. 믿음이 절정에 이르렀다. 낫아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며 '동료애'를 과시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팬매용 '준태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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