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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그 만큼 가을이 바쁘지 않았던 선수가 또 있었을까.
프로 데뷔 18년 차 주전 선수. 포스트시즌을 경험해 보지 못하기도 쉽지 않다.
성남고 시절 공-수 맹활약 속에 '대형 유격수'로 각광받던 박경수는 2003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02년 시즌 직후 입단한 새내기.
2014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부상이 문제였다. 시즌 막판 햄스트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가을야구 기회였다.
2015년 FA 계약으로 신생팀 KT위즈로 옮기면서 박경수의 가을야구 무대는 장기간 보류됐다. 성장하는 막내팀. 가을야구를 꿈꾸기 어려웠다.
이강철 감독 체제가 들어선 지난해 박경수는 두번째 FA 계약을 하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실제 창단 후 첫 5할 승률을 달성하며 목표에 근접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듬해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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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시즌 초 살짝 주춤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최근 10경기 8승2패의 상승세로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교적 안정된 외국인 투수 듀오와 성장한 토종 선발 마운드가 있다. 비록 불펜진이 살짝 불안하지만 가공할 타선이 이를 커버하고 있다. 로하스 강백호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10개 구단 최강 파워를 자랑한다.
박경수도 고참 신예와 어울린 공-수 맹활약으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54경기 0.301의 타율과 7홈런, 35타점. 0.864의 OPS. 하위타선의 핵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올해는 장타 욕심을 버렸거든요. 지난해 타율이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에버리지 쪽으로 목표를 잡고 들어갔는데 현재 타율은 제 실력 이상인 거 같아요. 타선의 시너지 효과도 분명히 있는 것 같고요."
베테랑의 꾸준한 활약 속에 숙원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선수들이 연승 연패에 연연하지 않고 있어요. 지든 이기든 분위기가 똑같다고 해야 할까요? 티 안내고 서로를 믿어주고 평정심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성적의 비결. 현재 KT 팀 분위기는 그만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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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KT는 제가 밑에 있을 때부터 들어와 함께 고생하며 성장하고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팀이잖아요. 우리 팀에서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진짜 다른 팀 선수들 첫 우승 하는 것 만큼 그런 (감격적인) 감정이지 않을까 싶어요. 은퇴 전에 가을야구를 한다면 정말 재미 있고 신나게 할 거 같아요. 제가 가진 100%, 200%를 하다 다쳐도 재미 있을 것 같은데요?"
'가을 신바람', 18년 차 베테랑 내야수의 간절한 소망이다. 찬바람이 부는 날,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설 18년 차 내야수 박경수를 보게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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