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핫포커스]'켈리가 넘긴 마지막 고비' LG, 두산전 연패 사슬 끊다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LG 선발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0.07.08/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5위까지 밀려난 상황. 더이상 물러날 수 없는 위기에서 LG 트윈스가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8대5로 승리했다. 값진 승리다. LG는 벌써 몇년 째 두산을 상대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8시즌 상대 전적에서 1승15패까지 밀렸다가 지난해 6승10패로 어느정도 만회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 다시 두산전 부진이 이어졌다. 정규 시즌 개막전인 5월 5일 맞대결에서 8대2로 승리한 이후 내리 6경기를 졌다. 첫 3연전에서 1승2패, 두번째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고, 7일 경기에서도 6대9로 패했다. 특히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던 '믿을 구석' 차우찬의 부진도 충격이었다. 올 시즌 현재까지 치른 두산전 8경기에서 3경기에 차우찬이 선발 등판했다. 첫 경기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차우찬은 이후 2경기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6월 19일 두산전 1이닝 8실점 난조에 이어 7일 4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또다시 대량 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차우찬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8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핵심 선발 투수의 연속 부진이 두산전 연패를 더욱 뼈아프게 만들었다.

LG는 7일 패배로 5위로 떨어졌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기세가 워낙 뜨거운데다 2위 키움, 3위 두산도 쉽게 승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LG도 시즌 후반기 승부를 걸기 위해서는 여기서 순위가 더 밀려나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가을야구'까지 내다봤을 때, 두산과의 상대 전적도 더 많이 밀리면 모든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연패는 더 길어지지 않았다.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와 주장 김현수가 선봉에 섰다. LG는 투타에서 경기 초반부터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타자들은 2회부터 두산 선발 박종기를 상대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빠르게 여유있는 리드를 만들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현수는 4회에 박종기를 상대로 4-1에서 6-1을 만드는 값진 투런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LG를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놓는 점수였다.

켈리는 6회까지 3점으로 두산 타선을 제압해냈다. 특히 마지막 고비를 잘 넘겼다. 켈리는 투구수 90개를 넘긴 6회에 흔들렸다. 2아웃을 잘 잡은 이후 김재환-오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포함해 3타자 연속 안타로 위기에 몰렸다. 투수코치가 한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곧바로 김재호에게 초구에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5점 차 리드는 순식간에 3점 차로 줄어들었고 또 박세혁의 타구까지 2루수 방면 내야 안타가 되면서 이닝이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LG 벤치는 켈리에게 믿고 맡겼고, 켈리도 믿음에 부응했다. 2사 만루. 안타 1개면 1점 차 혹은 동점까지도 될 수 있는 장면. 투구수 100개를 넘긴 켈리는 만루에서 정수빈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결국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 LG는 승리 분위기를 굳혀나가며 끝까지 집중력을 앞세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