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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허삼영 감독이 달라졌다.
허삼영 감독은 당시 "연승을 이어가려면 타선이 터져줘야 한다. 선발 투수가 늘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잘 던질 수는 없다. 중간에 한번씩은 타선의 힘으로 이기는 경기로 (연승을) 이어 붙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다 직전 시리즈였던 대구 SK전에 시즌 첫 스윕을 달성했다. LG와의 주말 2경기까지 접전 끝 승리로 파죽의 5연승. 연장 12회 혈투 끝 승리 다음날인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허삼영 감독은 평소와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를 했다. 전날까지 2연투를 한 오승환에 대해 "오늘도 불펜 대기한다. 빚을 갚아야죠"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틀간 9개, 26개를 던졌는데 오승환 선수는 3연투를 할 수 있다. 본인도 희망한다. 다시 한번 상황이 된다면 1이닝 정도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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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루에서 1루수 이성곤을 최영진으로 바꿨다. 2회 라모스 강한 타구에 실책을 범한 이성곤은 5회 선두 타자 홍창기의 강습타구를 막아내지 못해 내야안타를 내줬다.
문책성은 아니었다. 수비 강화 차원이었다. 허 감독은 실수를 성장 과정으로 보는 사령탑. 수비 실수 때문에 이닝 중 선수를 교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5회를 최채흥의 승부 이닝으로 봤다. 왼손 타자 이천웅의 강습타구에 대한 대비였다. 선수단 전체에 던진 '이기자'는 메시지였다.
최채흥은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 위기를 혼신을 다한 피칭으로 실점 없이 막아냈다. 최고 구속이 147㎞까지 나왔다. 5회까지 89구.
5일 전인 지난 화요일(6월30일) SK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공(108구)을 던진 터. 두차례의 큰 위기를 전력 피칭으로 넘겼다. 더는 무리였다. 임무는 거기까지였다.
허삼영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6회 부터 장필준을 올렸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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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선 5회말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2사 후 김상수가 안타로 출루했다. 박해민이 정찬헌의 가운데로 몰린 130㎞ 포크볼을 당겼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었다.
원심은 홈런 콜. 하지만 우익수 채은성의 문제제기로 비디오 판독 끝 인정 2루타로 정정 됐다. 철조망 앞 공간으로 공이 사라졌다는 판독 결과였다. 만약 홈런이 됐다면 LG의 추격의지가 완전히 꺾일 수 있었던 순간. 아쉽게도 2사 만루가 된 이 찬스에서 삼성은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이승현 김윤수 김대우 등 3명의 불펜투수 휴식일. 삼성 벤치는 7회에 올린 노성호의 제구가 흔들리자 우규민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로 1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8회 한 이닝만 넘기면 '파이널 보스' 오승환에게 리드를 넘길 수 있었던 경기. 하지만 한점 차 리드 셋업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장지훈에게는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결국 8회 6실점 하며 오승환의 3연투도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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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의 신바람 야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에,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 시나리오 대로 이겼다면 2연속 위닝 시리즈이자 파죽의 6연승으로 4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6월 까지 줄곧 "아직은 승부할 때가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 왔다. 차분하게 '때'를 기다려온 사령탑. 무더워지는 7월, 서서히 그 '때'가 오고 있다.
허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7월까지 상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하면 8월에는 천군만마 심창민이 온다. 모든 팀이 지칠 시점. 허 감독의 승부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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