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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팀 성적 하락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것도 경기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쓰러져 그라운드에 있던 두 팀 선수, 코치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염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2회초 두산의 공격이 끝날 때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2회초 두산 마지막 타자 오재일이 타격을 하는 순간 염 감독이 쓰러지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으로 확인이 됐다. 염 감독은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곧바로 MRI, 혈액 검사 등을 실시했다. 다행히 구급차에 실려갈 때 쯤 의식을 조금 회복한 염 감독은 병원에서 어느 정도 의식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SK측은 "병원에서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매우 쇠약해졌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면서 "병원측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입원 후 추가 검사를 권해 입원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1위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에 역전을 당했던 아픔을 씻기 위해 올시즌 많은 준비를 했지만 그가 생각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외국인 투수는 에이스라고 영입한 닉 킹엄이 2경기만에 부상으로 빠졌고, 하재훈 서진용 등 믿었던 불펜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살아나지 않은 방망이는 올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공인구 반발력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은데 SK에는 예외인 것처럼 빈타에 허덕였다. 여기에 이재원 고종욱 한동민 김창평 등 주전들의 부상까지 겹쳐 염 감독이 대체할 수 있는 카드도 마땅치 않았다.
사전 인터뷰 때 들어오는 염 감독의 말수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취재진이 부진한 선수들에 대해 질문을 할 때 염 감독은 "내가 얘기하면 변명밖에 안된다"라며 선수에 대한 평가를 되도록 하지 않으려 했고 될 수 있으면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애를 썼다.
그 상황에서도 희망을 얘기하려 노력했다. 쓰러진 25일 경기전 인터뷰에서도 선발이던 김태훈을 중간으로 보직 변경하면서 "불펜진이 안정만 되면 반전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체적으로 흔들려 있지만 하나 하나 안정감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염 감독이 버티지 못했다.
프로야구 감독은 1위를 달리나 꼴찌를 하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즌에 들어가면 대부분 불면증에 시달리고 스트레스에 여러 병을 앓는다. 그래도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 단 10명 뿐인 감독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틴다. 그래서일까 사령탑을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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