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핫포커스]'대타 성공률 0.333' 삼성 상승세, 그 중심에 '허파고'가 있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08:34 | 최종수정 2020-06-24 09:00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이 한화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삼성 선수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23/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박해민은 지난주 한때 19타수 1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타로 돌아선 뒤 3타수 3안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려 허삼영 감독을 기쁘게 하고 있다. 두 경기 모두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포였다. 21일 KIA 타이거즈 전 대타 홈런에 이어 23일 한화 이글스 전에서는 대타로 나선 첫 타석에서 적시타, 두번째 타석에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삼성은 최근 10경기 7승3패의 상승세다. 6위 롯데 자이언츠에 0.5경기 차이로 다가섰다. 그 중심에 KBO리그 대타 성공률 1위(54타수 18안타, 3할3푼3리), 허 감독의 데이터 야구가 있다. 10개 구단 중 대타 성공률이 3할을 넘는 팀은 삼성과 NC 다이노스(60타수 19안타, 3할1푼7리) 두 팀 뿐이다. 허 감독의 별명인 '허파고'는 더이상 농담이 아니다.

삼성은 팀 타율 2할5푼8리(8위) OPS 0.730(7위) 홈런 40개(6위) 등 KBO리그 평균 이하의 타선을 보유한 팀이다. 객관적 전력도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팀이다. 그 와중에 대타가 평균 3타수 1안타를 치고 있다. 순위는 7위, 대타 성공률은 1위. 감독의 능력과 무관할 리 없다.

삼성에는 강진성(NC)이나 조용호(KT 위즈) 같은 '슈퍼 대타'가 없다. 김지찬(5타수 3안타) 이성규(5타수 2안타) 박계범(4타수 3안타) 박승규(4타수 2안타) 등 1군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한 신예들이다. 허 감독의 경쟁 구도 및 데이터에 의한 대타 활용이 성공적이라는 반증이다.

NC의 경우 4타수 4안타 3홈런을 쏘아올린 '1일1깡' 강진성이 주전으로 승격되면서 성공률이 다소 하락했다. NC는 애초에 팀 타율 2할9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859의 막강 타선을 지닌 팀이다. 대타로 호성적을 거둔 주요 선수도 박석민(5타수 3안타) 권희동 모창민(5타수 2안타) 등 주전 또는 그에 준하는 베테랑 선수들이다.

또한 삼성을 제외한 9개 팀의 대타 성공률 순위는 올시즌 순위표와 거의 일치한다. NC, 키움 히어로즈(2할8푼6리), 두산 베어스(2할7푼8리), KIA, LG 트윈스(2할5푼)가 중상위권을 이룬다. 반면 KT는 8타수 5안타를 기록한 조용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할3푼8리로 7위다. 롯데(1할8푼4리), SK 와이번스(1할7푼2리), 한화(1할3푼7리)가 뒤를 잇는다.


한화 전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전타석 출루를 달성한 김응민이 적시타 직후 강명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23/
허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다. 데뷔 5년만에 은퇴 후 프런트 외길을 걸었다. 코치 경력도 전혀 없다. 하지만 운영팀장에서 일약 감독으로 선임되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예는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전 감독과 더불어 단 두 명 뿐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변화, 그리고 고객 감동"을 외쳤다.


허 감독의 철학은 23일 경기 전 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주전 포수 강민호의 장기 부상 속 신예 포수 김응민, 김민수의 기용에 대해 "삼성에서 1, 2년 뛴 선수들이 아니다. 투수와의 호흡 문제는 전혀 없다"면서 "투수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투수의)컨디션이 좋을 때와 나쁠 때 다른 리드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최근 불펜의 부진에 대해서도 "최지광 우규민 오승환을 매일 쓸 수는 없는 법"이라며 "장지훈 김윤수의 공이 좋으니 성장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승현은 불펜 피칭을 보고 왔다. 급하게 올릴 생각은 없다. 퓨처스 2~3경기는 치러야한다"며 서두르지 않았다.

올시즌 허 감독은 메이저리그 빌리빈 단장(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머니볼'이나, 일본 야구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의 ID 야구(Important Data)마냥 실험적인 데이터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상수 5번타자, 신예 선수들의 적극적인 기용 등 그간 삼성에선 보기 드물었던 선수 활용이 그 좋은 예다.

여기에 '끝판왕' 오승환의 복귀가 팀을 더욱 끈끈하게 재탄생시켰다. 기존 마무리였던 우규민도 한층 안정감을 찾았다. 최채흥 원태인 허윤동, 최지광 김윤수 장지훈 등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영건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허 감독이 꿈꾸는 젊고 매력적인 삼성 야구가 완성될 수 있을까.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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