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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두 팀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6회말, 한화가 스스로 무너지기 전까진. 부상으로 빠진 하주석과 오선진의 빈 자리가 나날이 크게 느껴진다.
지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44의 부진을 보였던 채드벨은 23일 삼성 전에서 올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최 대행이 "그 동안은 자리잡는 과정이었고, 이제 준비가 끝났다. 진짜 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한 이유가 있었다. 최고 150㎞의 직구가 묵직하게 꽂혔다. 120㎞대의 커브부터 최고 137㎞에 달하는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활용해 삼성 타자들을 압박했다.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조한민은 정민철 단장과 최원호 감독 대행이 '장기 육성 선수'로 꼽는 유망주다. 공격에서는 타율 2할8푼6리, OPS(장타율+출루율) 0.706으로 준수하다. 체구에 비해 장타력도 있고, 공을 낚아채듯 손목 힘을 활용하는 타격이 돋보인다. 다만 수비가 불안하다. 21일 NC 다이노스 전에서도 2회 병살 상황에서 1루 악송구로 선취점을 허용, 선발 김민우의 힘을 뺐다.
최 대행은 23일 삼성 전을 앞두고 "조한민이 긴장 때문에 실수가 많다. 경기 종반에는 수비가 좋은 박한결과 바꿔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조한민은 2회말 이학주의 유격수 땅볼을 흘리는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학주가 선두타자였다는 점에서 한층 치명적이었다. 삼성은 최영진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박승규의 병살타 때 이학주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따냈다.
6회초 김태균의 동점 홈런이 터지자, 최 대행은 예정대로 6회말 수비에 조한민 대신 박한결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박한결은 2사 1, 3루 상황에서 2루 쪽으로 흐르는 땅볼의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흘리고 말았다. 투구수 100개를 넘긴 채드벨은 그렇게 5⅔이닝 만에 교체됐다. 벤치로 돌아온 채드벨을 가장 먼저 맞아들인 사람은 김민우였다.
두번째 투수 김진영은 김응민과 대타 박해민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채드벨의 기록을 4실점(3자책)으로 바꿔놓은 뒤 이현호로 교체됐다. 이어 정은원은 김상수의 2루 강습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이날 한화의 두번째 공식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채드벨이 2아웃을 잡고 내려갔지만, 키스톤 콤비가 두번이나 이닝을 마무리할 찬스를 놓친 것. 이현호는 폭투에 이어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삼성 타자들은 타자 일순하며 집요한 적시타 행진을 이어갔고, 7점짜리 '빅이닝'이 됐다. 사실상 이날의 승부를 결정지은 순간이었다.
삼성 최채흥은 실책 없이 연신 호수비를 선보인 삼성 내외야의 지원을 받아 6이닝 1실점 삼진 5개로 쾌투하며 시즌 4승을 달성했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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