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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자가 격리를 마친 강정호가 처음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연신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공식 사과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강정호는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상의 징계가 나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라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했다.
강정호는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통해 과거 음주운전에 대해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과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모습을 보여 엎드려 사과드린다"면서 "또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피해를 떠올리게 된 피해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야구팬들과 국민들의 기대를 져버렸다. 여기서 사과하기도 너무 늦었다. 공개적인 사과가 늦어지면서 한국에서, 미국에서 항상 빚을 지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강정호는 유소년들을 위한 재능 기부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정호와의 일문일답.
-KBO 복귀를 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과연 한국에서 야구할 자격이 있는지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했다. 팬들과 국민들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복귀를 결정했다.
-임의탈퇴 신분이고, 키움과 논의를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얘기가 됐나.
김치현 단장님과 한 번 통화를 했었다. 내 심정을 얘기했다. 세세하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미안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 이후에는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야구를 못하게 되는 게 진정한 반성이 아니냐는 팬들의 의견도 있다.
죄송하다. 진정하게 반성하는 건 야구를 잘 하는 게 아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유소년에게 많은 걸 알려주고 도움이 되고 싶다. 어린 아이들에게 더 미안하기 때문에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내가 노력하는 모습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 생각은 안 했는ㅇ지.
정말 많이 생각했다. 과연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수없이 내 자신에게 물어봤다. 자격이 없지만 그래도 한국의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꼭 도움을 주고 싶다. 가족과 팬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에 더 보여드리고 싶다.
-2016년 음주운전 적발 당시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 당시 그런 얘기를 했었던 이유와 지금의 심정은.
그 때 당시만 해도 무지하고 어리석었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도미니카에서 선교사님을 만나면서 정말 회개를 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미국에 있을 때도 사과의 기회가 있었다. 한국 복귀 결정 이후 공개 사과를 한 것에 대해 분노하는 팬들이 있다.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리 들어왔어야 했는데, 상벌위원회가 늦게 열린 것도 있고, 코로나19로 늦어진 점도 있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봉사하겠다고 얘기를 했다. 경기를 뛰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기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야 한다. 앞으로도 얼마만큼 힘이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서 어린 아이들이 더 큰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KBO 이상의 구단 자체 징계가 내려지면 감수하겠나.
어떤 징계가 나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만약 팀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활동을 하겠다.
-키움은 왜 강정호를 받아들여야 하나.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옛날 정이라고 해서 받아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 염치가 없는 것 같다. 키움에 들어가서 젊은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좋은 팀이 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상암=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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