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시선]초보의 실수? 고집의 산물? 롯데 3연속 루징시리즈 뭐가 문제였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6-22 05:00


◇롯데 허문회 감독.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보 감독이 거쳐야 할 시행착오 일까, 아니면 고집에 사로잡힌 결과물일까.

수도권 원정 9연전을 3연속 루징시리즈로 마무리한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를 상대로 각각 1승씩을 얻기는 했지만, 충격의 3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등 내용 면에서 결코 좋지 못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허문회 감독의 팀 운영은 여러모로 물음표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지나치게 아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원중은 16일 고척 키움전 이후 치러진 5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팀이 8대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이긴 20일 수원 KT 위즈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 모두 불펜 대기 상태였다. 롯데는 17~18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19일 수원 KT전에선 8-0 리드를 잡았다가 연장 10회말 승부 끝에 8대9로 졌다. 21일 수원 KT전에서는 0-3으로 뒤진 9회초엔 이인복-박시영에 이어 불펜에서 어깨를 풀며 대기하기도 했다.

허 감독은 17~18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뒤 "주말 3연전이라면 김원중이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주중이었다. 주말 3연전이 또 있다. 한 주에 3번 이상 나가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원중은 8-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8대9로 패한 19일 경기에도 불펜에서 어깨만 풀었을 뿐,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 21일엔 "나는 쉬는 게 맞다고 보지만 선수들은 불안해 할 수도 있다. 생각의 차이지만, 선수가 불안하다면 던져야 하지 않겠나. 나는 안 던지게 하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불펜 대기를 택했다. 3연속 루징시리즈의 과정을 돌아보면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을 뿐, 결과적으로 김원중이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불펜 운영 패턴은 상대도 어느 정도 간파가 될 정도로 경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시리즈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투수들이 있지만, 재정비 등의 변화엔 소극적이다. 최근 퓨처스(2군)리그에서 최준용 등 좋은 모습을 보이는 투수들이 있지만, 허 감독은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박진형, 구승민 등 필승조 요원들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21일 수원 KT전에서의 대타 카드 활용도 물음표가 붙기는 마찬가지. 0-3으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허 감독은 이날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였던 김재유를 그대로 기용했다. 김재유는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4할(5타수 2안타), 우투수 상대 타율 4할(10타수 4안타), 1아웃시 타율 3할3푼3리(6타수 2안타 2타점), 만루시 안타 확률 100%(1타수 1안타)의 지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표본 자체가 적기에 의미를 두기 힘들다. 김재유의 이날 타격 컨디션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땅볼이 나오면 그대로 경기를 마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허 감독은 김재유를 그대로 타석에 세웠다. 김재유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손아섭이 대타로 나섰고,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추격 불씨를 이어가기엔 아웃카운트가 빡빡했고, 롯데는 2사 1, 2루에서 김재유의 직선타가 잡히면서 결국 1점차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순간의 '감'만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허 감독은 "시즌은 길다"고 강조하고 있다. 긴 일정을 완주하기 위해 힘을 아껴야 하고, 흔들림 없는 운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반복되는 물음표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하는 팀은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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