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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전에선 안타도 맞으면 안된다."
말을 하는 내내 친정팀을 떠난 아쉬움과 새 팀에서의 각오가 묻어났다. 새롭게 SK 유니폼을 입게된 이태양이 허겁지겁 오자마자 첫 훈련을 하고 SK의 흰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과 만났다.
SK는 주전 외야수 노수광을 내주면서까지 이태양을 데려올 정도로 불펜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SK 염경엽 감독은 이태양을 1,2점차로 지고 있을 때 낼 추격조로 쓸 계획을 밝혔다. 이태양은 훈련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잘 할 자신 있다"면서 7월에 만나게 될 한화전에 대해 "안타도 맞기 싫다"며 가시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화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한 이태양의 갑작스런 트레이드 소식. "프로 데뷔 이후 쭉 있던 팀이었고 이 팀을 떠난다는 것은 야구 그만둘 때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연락을 받았는데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라"라며 "형들이랑 11년이나 있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인사한 뒤 좀 있다가 진짜 가야한다니까 그때부터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 1군 형들에게 인사를 못했는데 가고 있는 도중에 전화도 많이 왔다. 애도 아니고 빨리 마음을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2군 경기를 위해 웜엄을 하고 있을 때 정민철 단장의 전화를 받으라는 말에 느낌이 왔다고. "느낌이 쎄했다. 아픈데 없냐고 물으시더니 SK로 가게 됐다고 하셔서 내가 왜요라고 물었다. 내가 가치가 있어서 가는 거라고 하셨고 다른 팀으로 가니 자주 편하게 볼 수 있다고 얘기해 주셨다."
정 단장은 한화에서 투수 코치를 하며 이태양과 함께 보냈던 이태양에겐 스승이나 마찬가지다. 이태양은 "그래서 배신감도 들었다"라고 웃으며 "2군 내려갈 때 은연중에 그럴 수(트레이드)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상상하기 싫었다. 단장님이 공과 사가 확실한 분이라 그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정든 한화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난다. 오는 7월 10일 대전에서 첫 만남이 기다린다. 벌써 친정에 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타자들이 나를 잘 안다고 해도 나도 타자들을 잘 아니까 이 악물고 던져야 한다. 더 잘 던져야한다"면서 "한화는 누구에게도 안타도 맞기 싫을 것 같다. (웃으며) 농담이다. 잘 해야한다"라고 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발표됐을 때 노수광에게 더 무게가 쏠리는 트레이드라는 팬들의 평가가 있었다. 이태양도 이를 들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양은 "당연히 그런거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와서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면 된다. 그건 나에게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오자마자 첫 등판까지 했다. 2-5로 뒤진 6회초 선발 박종훈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첫 타자 허도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어 3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고 무실점으로 내려왔다. 1이닝 1안타 무실점. 총 15개를 던졌는데 최고 143㎞의 직구와 포크볼로 안정감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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