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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SC분석]'원찬스 집중력' 여름 삼성의 '에이스 도장깨기'가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10:14


16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이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오승환.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1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4년 간 부진했던 삼성. 어느덧 상대 팀의 타깃이 됐다.

같은 1승이라면 꼭 잡고 넘어가야 할 팀. 가능한 한 에이스가 집중 투입된다. 약팀의 설상가상, 설움이다.

하위권 예상픽을 받고 출발한 올 시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외국인, 토종 가리지 않고 에이스급 투수가 닥치는 대로 삼성전에 투입된다.

실제 두산도 16일 알칸타라에 이어 17일 부상에서 복귀하는 플렉센을 선발 예고했다. 18일에는 이영하가 나설 공산이 크다.

타격이 좋지 못했던 초반에는 속절 없이 당해야 했다.

하지만 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부쩍 늘었다. 에이스급 투수에게 눌려 있다가도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다. 그러다 보니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하는 경기에서도 쉽게 패하지 않는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6회 동점을 허용한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16/
외국인 에이스, 더 이상 무섭지 않다


삼성 타선은 라이블리 백정현이 빠져 있던 지난달 말 홈에서 열린 주말 3연전에 선두 NC를 만났다. NC는 루친스키-라이트-구창모를 모두 투입해 스윕을 노렸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삼성은 루친스키, 라이트 선발 경기를 모두 이기며 2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곧바로 잠실에서 LG를 만났다. 위닝시리즈의 기로였던 둘째날 켈리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3연속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시즌 최다 위닝시리즈였다. 켈리는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3승2패 평균자책점 2.57로 강했던 투수였다.

문학 SK전에서 위닝시리즈가 끊겼지만 마지막 날 경기에서 토종에이스 문승원을 상대로 승리한 뒤 대구로 넘어왔다. 키움과의 첫 경기를 내줬지만 에이스 요키시와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잇달아 잡으며 다시 위닝시리즈를 시작했다. KT와의 3연전에서도 첫 경기에서 에이스 데스파이네를 잡으며 위닝시리즈를 이어갔다.

에이스 상대 패턴이 흡사하다. 눌리고 있다가도 중반 단 한번의 찬스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형국. 10일 대구 키움전 요키시에게 3회까지 3안타 1득점으로 눌렸지만 6회 요키시의 견제 실책 등을 유도한 뒤 이성규의 좌중 적시 2루타 등을 집중시켜 2점을 뽑았다.

13일 KT 데스파이네와의 승부도 마찬가지. 4회까지 단 1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눌렸다. 하지만 5회 1사 후 강민호의 동점 솔로포를 신호탄으로 박찬도의 적시타와 발 득점, 살라디노의 2루타를 묶어 대거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16일 두산전도 최고 157㎞를 뿌리는 알칸타라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끌려갔다. 5회까지 3안타 무득점. 하지만 0-3으로 뒤지던 6회 2사 1,3루에서 이학주의 적시타와 대타 김지찬의 동점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쉽게 달성하는 줄 알았던 알칸타라의 시즌 7승이 무산되는 순간.


삼성 박승규가 강명구 1루 코치.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삼성 타선의 '원찬스 집중력' 비결은?

삼성 타선의 집중력. 세가지 측면으로 해석된다.

우선, 분석 야구의 힘이다.

삼성은 어렵사리 찬스를 잡으면 적극적 뛰는 야구와 뛰는 척 야구로 상대 투수의 밸런스를 흐트린다. 그 중심에 '달인' 강명구 1루 코치가 있다. 상대 투수의 습관 등을 눈썰미로 파악해 변화구 타이밍에 스타트를 걸도록 한다.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견제사 등 실패가 많았지만 최근 성공률이 올라가고 있다.

타순이 한두바퀴 돌면 상대 투수의 패턴 등을 바로 파악해 경기 중에 응용하는 분석 야구도 원찬스 해결에 한 몫 하고 있다.

둘째, 투수진과 수비 안정화다.

삼성은 지난 4년 간과 달리 안정된 마운드를 운영중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4.29로 상위권이다.

선발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임무를 버텨내며 이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 허삼영 감독도 "삼성이 연패에 빠지지 않는 비결은 선발진이 해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는 덕분"이라고 했다.

여기에 오승환이 가세한 불펜진은 리그 최강급이다. 박승규 살라디노 박찬도가 가세한 외야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러프가 빠진 1루에도 유격수 출신 이성규가 안정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이학주는 데뷔 첫해인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감이 생겼다.

타자들에게 마운드와 수비 안정은 큰 힘이다. 특히 경기 후반, '단 1점의 리드라도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플레이가 달라진다. 의욕이 달라지고, 집중력이 달라진다. 최근 원찬스 집중력의 숨은 비결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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