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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역대 최악의 오심, 메이저리그(MLB) 퍼펙트 게임을 망친 심판. 내가 죽으면, 부고 기사의 첫 줄이 겠죠."
1955년생인 조이스는 MLB를 대표하는 공정성과 침착함의 대명사였다. 매년 평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해 댈러스 브레이든(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MLB 17번째 퍼펙트게임 현장에도 2루심으로 함께 했었다. '그날' 디트로이트 선발 좌익수였던 자니 데이먼은 "언제나 공정하고 모두가 사랑하는 심판", 릴랜드 전 감독도 "존경받아 마땅한 훌륭한 심판"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그날의 오심은 모든 것을 망쳤다. 갈라라가는 9회 쏟아지는 기립박수 속에 거대한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25번째 아웃카운트는 중견수 오스틴 잭슨의 '더 캐치(The Catch)'였다. 잭슨은 마크 그루질라넥의 중견수 쪽 깊숙한 타구를 등을 돌린채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갈라라가는 "그 순간 긴장이 풀렸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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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라가는 이날 경기를 실점 없이 88구 1피안타 무4사구 완봉승으로 마쳤다. 경기 후에는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는 조이스를 감싸안는 인터뷰도 남겼다. 릴랜드 감독은 다음날 경기전 라인업 카드를 교환하는 자리에 갈라라가를 대신 내보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조이스와 화해의 제스처를 주고받았다. MLB 사무국은 이듬해인 2011년 1월 비디오 판독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토니 라루사를 비롯한 감독들의 강력한 요구에 심판노조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갈라라가는 현재 텍사스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중이다. 그는 "퍼펙트 게임을 했을 때보다 더 유명해졌다"며 너털웃음으로 그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의 MLB 통산 성적은 26승 34패다. 2010년의 짜릿한 추억을 뒤로 하고 2012년 마이너로 강등됐고, 이후 빅리그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만과 멕시코를 거친 끝에 2015년 야구선수를 그만뒀다.
조이스도 2016년 은퇴했다. 그는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신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라며 새삼 아쉬움과 후회를 드러냈다. 조이스의 집에는 다음날 갈라라가와 화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담긴 액자가 있다. 최근 갈라라가와 조이스는 해당 경기의 10주년을 기념해 '28아웃이지만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해달라'고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하지만 릴랜드 전 감독은 "그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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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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