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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기량 좋은 투수들이 던지면 타고투저도 진정된다. 크리스 플렉센과 구창모가 펼친 투수전이 이를 증명했다.
플렉센은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시즌 개막 이후 등판한 경기 중 이날 가장 제구가 잘 됐다. 각이 좋은 구질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제구가 되는 플렉센의 공을 NC 타자들이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 1회초 1아웃에 애런 알테어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2루 도루까지 내줬지만 나성범-양의지-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에게 적시타를 맞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1회 이외에 NC는 루상에 주자들이 쌓이지도 않았다. 4회초 양의지의 홈런으로 첫 점수를 만들기는 했지만, 주자가 없는 솔로 홈런이었다. 플렉센은 1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초구 커터를 던졌고, 타이밍에 정확히 걸리면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그 외에는 특별한 위기가 없었다. 7회 1사 1루에서는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가 더블 아웃으로 이어지면서 플렉센을 도왔다. 플렉센은 8회초 2사 2루에서도 박민우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알테어와 승부해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플렉센은 8이닝 4안타(1홈런) 10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지만 아쉽게 '노 디시전'으로 물러났고, 구창모는 8이닝 2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막상막하의 성적을 남겼다.
팽팽한 1-1 동점 접전을 펼치던 양팀의 대결은 연장 11회말 두산의 2대1 끝내기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 시즌 초반 장타가 많이 터지면서 공인구에 대한 의심도 불거졌지만, 이날 플렉센과 구창모가 보여준 투수전은 모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품 맞대결이었다. 컨디션이 좋은 투수에게 위협적인 창은 없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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