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KT 외국인 원투펀치 '흔들', 연습경기 4승에 가려진 그림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5-02 04:35 | 최종수정 2020-05-02 09:01


데스파이네(왼쪽)와 쿠에바스. 사진=스포츠조선DB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 컨디션? 뭐 숨기려고 하는게 아니고, 어떤게 100%인지 이제 나도 진짜 모르겠습니다. 개막전 보고 얘기합시다."

팀간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난 KT 위즈의 전력은 굥고 탄탄하다. 배제성-김민-소형준의 영건 선발진은 묵직한 구위와 그에 걸맞는 자신감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김재윤 주권 이대은의 승리조는 평균자책점 0의 철벽이었다. 강백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괴물'의 면모를 뽐냈고, 김민혁 배정대 로하스로 이어지는 외야도 안정됐다. 그런데 정작 '원투펀치'가 문제다.

이강철 감독은 오는 5일 개막전 선발에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6일 선발투수로 윌리엄 쿠에바스를 일찌감치 내정했다. 두 선수는 뒤늦은 입국 이후 2주 자가격리를 거친 뒤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개막 시리즈 출전 여부를 고민하던 이 감독은 두 선수의 자신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개막을 3일 남긴 현재로선 불안감이 더 커진 상태다. 올시즌 KT의 에이스를 맡아줘야할 데스파이네는 격리 해제 후 첫 실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5일 두산 베어스 전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개막을 앞두고 최종 점검으로 치른 키움 히어로즈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도 홈런 1개 포함 4⅔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썩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으로선 변함없는 신뢰 속 의심이 조금씩 자라는 분위기다.

쿠에바스도 1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이닝 7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KT 수비진이 실책 3개를 범하긴 했지만, 쿠에바스의 컨디션 자체가 워낙 저점이었다. 지난해의 쿠에바스는 평균 143㎞가 넘는 직구와 투심을 주무기로 타자를 압박하는 피칭을 통해 1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날 쿠에바스의 직구는 평균 130㎞대 후반, 최고 142㎞에 그쳤다. 3이닝 내내 잘 맞은 타구가 쏟아졌다.

결국 당초 60~70개 정도의 투구수를 예정했던 쿠에바스는 단 57구만에 강판됐다. 쿠에바스 역시 개막을 앞두고 이날이 최종 점검이었음을 감안하면, 점수를 떠나 실망으로 점철된 경기내용이었다.

쿠에바스의 이른 강판은 대기 중이던 배제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배제성은 당초 이날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쿠에바스의 뒤를 받치는 역할로 바뀌었다. 이 감독은 "오늘은 불펜요원이 없다. 쿠에바스와 배제성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은근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배제성은 쿠에바스의 난조로 예정보다 이른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야했고, 결국 경기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지면서 무려 6점을 내줬다. 결국 KT는 9회 맹추격을 허용한 끝에 하준호까지 추가 투입, 2점차로 앞선채 가까스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와 배제성은 개막을 앞두고 실전 점검을 했다. 본인들이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잘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말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날 KT 야수들은 공격에선 3홈런 포함 15안타를 터뜨리며 대폭발했지만, 수비에서는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했다. 이 감독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실책과 볼넷이 많았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강화하도록 당부하겠다. 개막전에서 팬들께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사과에 가까운 코멘트를 덧붙였다.


KT는 오는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0시즌에 돌입한다. 연습경기 성적은 4무1승1패로 롯데(5승1패)에 이은 2위다. 하지만 KT가 올시즌 5강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이 감독의 신뢰에 보답해줘야한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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