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샘슨 이탈로 구멍난 마운드, 롯데 작년 악몽 재현되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4-28 22:05 | 최종수정 2020-04-29 05:05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막을 코앞에 둔 롯데 자이언츠가 큰 변수를 만났다.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5월 등판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샘슨은 그동안 와병 중이었던 부친이 최근 위독하다는 소식에 미국 일시 귀국을 택했다. 28일 출국한 샘슨은 고향이자 부친이 투병 중인 미국 시애틀에서 만남을 가진 뒤, 5월 5일 귀국하는 일정을 잡았다. 상황에 따라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부친의 상태가 워낙 심각해 조기 재입국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재입국 후 샘슨이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계획대로 5일 국내로 돌아온다면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입국자 전원에게 적용되는 2주간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격리 기간을 순조롭게 보내고 선수단에 복귀한다고 해도, 불펜 피칭 등 다시 투구 컨디션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국행과 격리기간 등을 포함해 3주 동안 공을 잡지 않았던 그가 1군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합류하기 위해선 아무리 빨라도 이달 말,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

롯데는 당분간 샘슨의 빈자리를 2군에서 준비 중인 선발 투수로 막을 계획이다. 성민규 단장은 "퓨처스(2군)팀 선발 자원들이 (샘슨이 없는 1군의)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유영, 이승헌, 강동호, 장원삼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거론된 대체 자원들이 롯데가 신임 감독-단장 체제에서 육성한 선수이거나 베테랑이라는 점은 인정할 만하지만, 부족한 경험과 그간의 부진 탓에 물음표가 더 크다. 또다른 선발 자원 윤성빈은 드라이브라인 교정을 거쳐 최근 2군에서 재정비를 시작한 터라 당장 1군 투입은 어렵다는 게 현장 판단이다.

이런 상황 탓에 샘슨의 이탈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FA 투수 노경은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선발진 한 자리가 비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양상문 전 감독은 브룩스 레일리-제이크 톰슨-김원중-장시환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이어 윤성빈-송승준, 박시영-김건국을 붙이는 1+1 계획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마무리-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발감을 찾고자 했지만, 기대했던 투수들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내놓은 대책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마운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불펜에서 출발한 서준원이 이후 5선발로 합류했고, 박세웅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선발진은 차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초반에 쌓은 패배는 결국 롯데가 최하위로 추락하는 단초가 됐다.

롯데의 올 시즌 마운드 구성은 1년 전보다는 무게감이 있다. 박세웅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고, 노경은이 합류하며 선발진 한 자리를 채웠다. 서준원도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성장한 모습을 증명했다. 국내 선발진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선발 전력의 절반으로 평가되는 외인 원투펀치 구성이 흔들린 것은 결과적으로 필승카드 하나를 잃은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지우긴 어렵다.

뒤늦게 개막한 올 시즌 초반 레이스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144경기 소화를 위해 월요일 더블헤더제까지 거론되는 등 체력부담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초반 한 달간의 승수 확보, 분위기 조성이 시즌 전체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댄 스트레일리, 박세웅과 샘슨으로 트리플 펀치를 구성하고, 노경은-서준원으로 선발진을 완성해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했다. 가장 중요한 한 달 동안 샘슨을 잃은 롯데의 고민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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