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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막을 앞둔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144경기 소화 여부다.
최근 10개 구단 사장단이 144경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그 개막 연기에도 선수-직원 월급 및 지원, 마케팅, 기타 프런트 비용 등 고정 지출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모기업 지원금, 스폰서십 등 시즌 개막을 앞두고 확보 자금이 크게 줄었는데, 무관중 개막으로 당분간 '수익 제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현금이 없어 구단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수백억원의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구단은 리그 개막 연기로 수입이 끊기면서 당장 구단 운영 비용 충당은 물론 이자 상환마저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B구단은 지출 증가로 그동안 진행해 온 각종 마케팅, 프로모션을 중단하면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C구단은 무관중 개막이 가시화된 이후 원정 숙식 등 선수단 운영 비용 축소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리그 개막이 연기됐고,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치르게 되면서 '돈을 굴릴' 방도가 사라졌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러도 경기장 사용 및 관리, 행사 진행, 선수단 운영 비용은 정규시즌과 다름없이 지출된다. 리그 개막 후부턴 원정 비용 걱정도 해야 한다. 각 구단이 원정 때마다 숙식, 이동 등 지출하는 비용은 3연전 기준으로 2000만원 이상이다. 한 달 절반 일정을 원정으로 따져보면 대략 1억원이 선수단 이동에만 쓰인다. 월급으로 책정되는 선수 연봉과 직원 급여, 기타 비용까지 더하면 한 달 동안 수십억원이 구단 운영을 위해 지출된다. 구단 자체 수익 없이 TV중계권료, 스폰서십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 모기업에 'SOS'를 칠 형편도 아니다. 각 기업이 수년 전부터 구단 자립을 강조하며 지원금 규모를 줄여갔다. 코로나 사태로 경영 위기에 봉착한 현 시점에서 '추가 지원금 요청'은 언감생심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 야구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관중이 없으면 전체 수입 항목의 60~70%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최선의 대안은 무관중 경기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구단이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 위한 본격적 관중 유입이 전반기 내에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코로나 사태 종식 선언이 나오지 않는 한 전좌석 판매는 어렵다는 게 중론.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연내에 종식 선언이 나올 지도 불투명하다. 최악의 경우, 각 구단이 수입 없이 지출만으로 시즌을 치르고 '통장 잔고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항공기를 띄우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와 같은 상황이 KBO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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