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피플] '업그레이드' 최원태, 개막 선발 불발? 그날도 머지않았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4-26 00:52 | 최종수정 2020-04-26 08:00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4.25/

[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이 정도면 '개막전 선발' 카드로도 손색 없다. 투심패스트볼 구속 증가로 날개를 단 최원태(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최원태는 지난 겨울 몸을 잘 만들면서 대만 스프링캠프 'MVP'로 선정됐다. 이미 팀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 잡은 최원태지만, 또 한 번 성장했다. 최원태는 투구폼 변화로 구속을 끌어 올렸다. 지난 시즌 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2㎞에 머물렀다. 그러나 캠프와 청백전을 거치면서 140㎞ 중반대의 평균 구속을 유지하고 있다. 청백전에선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컨디션을 유지한 최원태는 25일 첫 연습경기(고척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를 기록했으며, 평균 구속은 144㎞였다. 공격적인 승부로 볼넷은 단 1개만 내줬다. 이날 오전 조부상 발인을 마친 뒤 등판했음에도 최원태의 상승세는 거침 없었다.

손 혁 키움 감독은 "원태는 계속 좋았었다. 대만 캠프 때부터 꾸준한 모습으로 왔다. 지난해 부상에 대한 걱정을 지웠고, 올해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최원태의 구속 증가 비결은 빨라진 팔 스윙과 하체 동작이다. 손 감독은 "본인이 풀시즌을 뛰길 원했다. 어깨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던지기 위해 예전보다 팔 스윙이 짧아졌다. 덩달아 숨김 동작까지 생겼다. 또 뒷다리가 끌려나오면서 던지는 스타일인데, 몸이 정확히 서있어야 힘을 줄 수 있다. 그 부분을 수정했는데 현재 80% 정도 완성됐다. 그게 완성되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움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는 자가 격리로 준비가 다소 늦어졌다. 라이브피칭으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손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와 최원태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쪽에 초점이 맞춰있다. 손 감독은 "지금 브리검의 상태도 나쁘지 않다. 스피드가 145㎞ 이상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1선발'이 개막전에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원태도 "흘러가는 대로 하겠다"며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최원태의 성장은 눈여겨볼 만 하다. 최원태는 최근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2017~2018시즌 팔꿈치, 어깨 부상 등으로 일찍 시즌을 마쳤지만, 지난해 157⅓이닝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투구했다. 부상도 없었다. 스스로 변화를 택한 덕분이었다. 투구폼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했고, 올해 확신을 가졌다. 최원태는 "부상은 자세에서 오는 게 컸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자세를 바꾸게 됐다. 작년부터 생각을 했고, 올해 확실하게 바꾸기 시작했다. 확신이 중요한 것 같다. 믿고 하다 보니 팔에 무리가 덜 가고, 아프지 않다. 이제 풀타임을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어로즈는 2010년 금민철(현재 KT 위즈) 이후 9시즌 연속 외국인 투수가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최원태가 개막전 선발로 언급되는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그 벽을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도 최원태다. 그 정도로 최원태의 성장은 가파르다. '토종 에이스' 개막전 선발 등판의 날도 머지않았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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