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승부치기 도입해야"…MLB 단축 시즌, '끝장 승부' 낭만 사라질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3-31 16:28


승부치기로 승패가 결정됐던 2011 KBO리그 올스타전.연장 10회말 승부치기 끝에 이병규가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단축 위기에 처한 메이저리그(MLB)에게 '끝장 승부'의 낭만은 사치가 될까.

CBS스포츠는 31일(한국 시각) '2020년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질 것이다. 여러번의 더블헤더가 투입될수도 있다. 그렇다면 끝장 승부는 사라져야한다'는 기사를 통해 무승부와 승부치기의 도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시즌 코로나19의 여파로 빅리그 개막은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 플로리다는 4월 중순, 로스앤젤레스(LA)는 4월 말까지 시민들에게 '자택 대기(외출 금지)' 권고를 내린 상태다. 선수들의 2차 트레이닝 캠프를 감안하면 6월 개막을 지나 올스타 휴식기 즈음인 7월초 개막, 81경기 시즌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MLB 사무국은 아직 경기수 단축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다. 하지만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도 이미 시즌 단축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현행 162경기가 줄어들 것은 확실시된다. 단지 이번 시즌이 몇 경기로 치러질지, 혹은 취소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사무국은 더블헤더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이날 CBS스포츠는 올해 단축시즌으로 치러진다는 전제 하에 '끝장 승부'를 포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BO리그와 일본 NPB, 대만프로야구는 연장전을 12회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는 정규시즌에도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유례없이 빡빡하게 진행될 올시즌에는 지나친 연장전은 피하자는 것. 어차피 단축 시즌을 치러야하니 기존 야구관에서 벗어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7이닝 더블헤더' 등의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빅리그 역사상 최장 이닝 경기는 1920년 보스턴 브레이브스와 브루클린 다저스의 26이닝 경기다. 최장 시간은 1984년 5월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벌인 8시간 6분(25회)의 혈전이다. 극단적인 경우까지 가지 않더라도, 12회 이상의 연장전이 다음날 경기는 물론 시즌 운영에 안길 타격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매체는 우선적으로 무승부를 제안한 뒤, '야구가 동점으로 끝나는게 불만이라면 무한 연장전 말고 승부치기는 어떠냐'고 주장하고 있다.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야구의 질적 저하가 걱정스럽다는 것. 9회 이후는 승부치기, 11회까지 승부가 안 나면 무승부로 결정하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메이저리그 팬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승부치기는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처음 시범 실시됐고, 이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SC 프리미어12 등에서 활용된 바 있다. 10회부터 모든 공격이 '무사 1, 2루'에서 시작되고, 임의의 타순 조정이 이뤄진다. 오로지 빠르게 경기를 끝내는 것에만 집중한 제도다. '타임아웃이 없는 경기'라는 야구의 고유 특성과 어긋난다는 점에서 올드 야구팬들의 반발을 샀지만,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투수와 타자의 상세 기록 여부에 대한 논란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정식 기록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승리투수와 패전투수조차 기록할 수 없다. 2004년 한국시리즈 배영수의 경우처럼 완투, 완봉, 노히트노런, 퍼펙트 게임 등의 기록이 유지된 채 연장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야구의 낭만을 사랑하는 팬들에겐 끔찍한 가정이다. 때문에 국제 대회에서는 간혹 선을 보였지만, 정규리그에 도입된 예는 아직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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