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스케치]해프닝으로 끝난 롯데의 훈련 중단, 코로나가 만든 웃픈 현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3-24 05:00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질 계획이었던 자체 청백전 일정을 취소했다. 전날까지 훈련에 참가했던 1군 선수의 미열 보고 때문이었다. 21~22일 이틀 간 사직구장에서 팀 훈련을 소화한 선수였다. 이 선수는 22일 퇴근 후 자택에서 선수단 행동지침에 따라 체온을 체크했는데, 정상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37.5도 범위가 나타났다. 매일 선수 개개인의 체온을 체크 중인 1군 선수단 매니저는 이 사실을 구단 측에 보고했고, 롯데는 선수단 훈련 취소 및 해당 선수를 구단 지정 병원 선별진료소로 보내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해당 선수는 선별진료소로 향한 23일 오전 체온이 36.2도를 기록하면서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하지만 롯데는 예정된 검진 일정을 그대로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는 37.5도 이상의 고열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서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증세를 보이면 자가 격리 후 선별진료소 또는 관할 보건소를 찾아 검진을 받는 행동 지침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무증상 확진자 및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경각심은 최고조에 올라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6일 예방의학 전문가가 포함된 코로나19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각 구단은 이에 앞서 자체 대응 메뉴얼에 따라 선수단 관리에 나섰다. 롯데는 모기업의 코로나19 대응 TF 지침에 준하는 관리 방침을 세워 놓았고, 해당 선수 소식이 전해진 뒤 메뉴얼에 맞춰 움직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심각하지 않은 미열 증세에 롯데가 취한 구장 폐쇄 및 훈련 취소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롯데 구단 관계자는 "KBO 및 구단 지침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해당 선수와 함께 훈련한 선수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변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확실한 검증을 거치는 게 오히려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진 결과 해당 선수는 코로나 음성으로 판명됐다. 결과 통보 전 롯데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했다. 해당 선수의 미열 수준이 코로나를 의심할 정도가 아니었던데다, 이튿날 아침 몸상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확진 판정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최종 검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 음성 판정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롯데 선수단은 24일 사직구장에서 다시 훈련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단 하루동안 벌어진 돌발 상황, 코로나19가 만든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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