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HOT] '이승엽-이호준 처럼~'투타 전향 성공신화에 도전

최문영 기자

기사입력 2020-03-23 07:05


프로야구 역사상 불멸의 홈런왕 이승엽도 좌완 에이스를 꿈꾸던 투수였다. 이승엽은 1995년 프로무대를 밟은 후 팔꿈치 부상을 당한 후 코칭 스태프의 권유로 타자전향을 선택했다. 데뷔 첫 해인 1995년 5월 2일 광주 해태 원정 경기에서 에이스 이강철을 상대로 프로데뷔 첫 홈런을 치고, 그해 13홈런을 치며 거포로서 자질을 발휘했다. 23년의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마친 그는 "나는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전향했는데, 1군 엔트리 진입이 목표였다. 하지만 뛰어난 선배들이 많이 계셨기에 걱정이 많았다. 더 열심히 연습 했던 것 같다" 며 당시를 회상한 바 있다.

고교시절 마운드와 타석을 오가며 에이스와 강타자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었던 선수들도 프로에 온 후엔 한 가지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부상 또는 성적부진의 위기에서 방망이를 내려 놓고 투수 글러브를 끼거나, 마운드에서 내려와 다시 타자로 전업하는 선수들이 있다. 강지광(SK), 김대우(롯데), 주현상(한화), 신진호(NC)등 근무위치를 바꾼 선수들이 올 시즌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했다가 다시 투수로 뛰었던 강지광은 올해부터 다시 타자로 전업하게 됐으며, 투수로 입단해 타자를 하다가 다시 투수로 변신한 김대우는 마지막 일수 있는 시즌을 준비 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김태군, 김형준이 지키는 NC안방에서 자리를 잡지못한 신진호는 투수로 변신한다. 한화에서 내야수와 포수로 뛰었던 주현상은 지난해 재대 이후 투수로 변신해 마운드를 지킬 예정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3.23/


이호준 NC 타격 코치 또한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해 가장 성공한 선수로 꼽힌다. 1994년 해태 입단 해, 8경기 12.1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7피홈런과 14실점을 기록한 실패한 투수였다. 하지만, 2년 뒤인 1996시즌 부터 타자로 뛰면서 통산 타율 0.282 337홈런 1880안타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호준은 부진하다 싶을 때 마다 한방을 터뜨리며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인생은 이호준 처럼'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이승엽과 동시대를 뛴 덕에 슈퍼스타의 자리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나름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꾸준히 선수 생활을 유지한 그의 알짜배기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투수→ 타자→투수→타자로 전향해 2020시즌을 도전하는 강지광
지난해까지 마운드에 섰던 SK 강지광이 2020시즌에는 다시 타자로 돌아온다.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였다가 타자에 도전한다. 강지광은 빠른 공을 뿌리면서 SK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으나 어깨 통증으로 인해 지난 6월 16일 인천 NC전 이후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검진 상으론 이상이 없지만 공만 던지면 생기는 통증때문에 강지광은 결국 다시 타자가 되기로 했다.

강지광은 2009년 2차 3라운드로 LG 트윈스에 투수로 입단했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은 강지광은 군 복무 후 돌아와 2012년에 타자로 전향했고, 2013년 2차 드래프트로 넥센으로 이적했다. 타자로서 가능성을 촉망 받았지만 무릎 십자인대 파열 등 여러 부상으로 인해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7시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 때 SK로 이적했는데 그때 다시 투수로 전향했다. 150㎞가 넘는 빠른공을 뿌리면서 투수로서의 재능을 보였다. 데뷔 첫 승을 신고하는 등 25경기에서 2승4패 6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지만 뜻하지 않은 어깨 통증이 강지광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다시 타자로 전향하는 강지광의 올해 나이는 서른살로 사실상 마지막 도전인 셈이다. 강지광의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2할5리(88타수 18안타), 1홈런, 9타점, 1도루다. 강지광의 두번째 타자 도전기는 어떻게 써내려갈까?


타자에서 투수로 변신해 제2의 손승락을 꿈꾸는 김대우
고교시절 광주일고 4번 타자 이자 에이스 였던 김대우는 2007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 2009년 4월 25일 LG와 의 경기에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 한 경기 5타자 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패전했다. 김대우가 투수로서 남긴 기록은 9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5.63이다. 2012년 타자로 전향해 타자로 146경기 타율 2할1푼2리(325타수 69안타) 7홈런 42타점을 기록한후 2018년, 다시 투수로 전향해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변신한 경력을 갖게 되었다. 2020년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주무기로 커터를 다듬고 마지막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손승락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커터 투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학 시절 많은 구종을 던질 줄 알았던 주현상, 하재훈처럼 투수 전향 성공신화를 노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내야수 주현상은 투수로 변신한다.2014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한 주현상은 2015년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이듬해엔 15경기에서 타율 0.250을 기록한 뒤 입대했다. 지난해 8월 군에서 돌아온 주현상에게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키스톤 콤비는 하주석과 정은원이, 3루엔 베테랑 송광민이 버티고 있었다. 오선진 등 고참급 선수는 물론 노시환 등 백업자원도 충분했다. 정민태 투수 코치는 주현상이 동아대 재학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그에게 투수 전향을 권유했다. 주현상은 "대학교 재학 시절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 던졌다"며 불펜 투수로서 도전을 준비 중이다.


2019년 말 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하준호, 8경기, 8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며 2020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준호는 투수로 200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후 타자로 전향 했던 하준호는 2015시즌 KT로 트레이드 되며 외야수로 뛰었다. 타자로서의 입지가 좁아 지던 때에 코칭 스태프의 권유로 투수 글러브를 끼게 됐다. 2019시즌 말 부터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해 8경기 8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2020년 시즌에는 팀에 고갈된 좌완 불펜 투수로서 존재감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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