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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현실의 공포는 상상보다 컸다.
16일, 17일 자체 훈련 중인 각 프로야구단에 차례로 비상이 걸렸다.
키움 1군과 퓨처스 선수단은 지난 10일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캠프 막판 1군과 퓨처스팀이 함께 연습경기를 치렀고, 같은 비행기로 입국했다. 고척돔 대관 문제로 지난 13~14일 1군 선수들은 고양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퓨처스 팀과 훈련 시간대가 달랐지만,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었다. 1군도 즉시 훈련을 취소한 이유다. 이날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선수단에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선수 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귀가했다.
키움발 소식에 두산 베어스도 난리가 났다. 지난 10일 두산 2군 선수단이 대만에서 키움 1,2군과 함께 전세기로 귀국한 탓이다. 당시 해당 비행기에 탔던 선수 가운데 일부가 16일 잠실구장에 나와 청백전을 치르고 있는 상태였다. 두산은 경기 직후 훈련 중단을 결정했다. 1,2군 모든 선수들은 곧바로 귀가해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이날 경기 후 예정돼 있었던 추가 훈련 일정도 취소됐고, 17일 청백전 역시 잠정 취소됐다.
다행히 해당 키움 2군 선수는 17일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 키움과 두산 선수단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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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로 판명된 SK 해당 협력업체 직원이 NC와도 일을 했기 때문. NC 관계자는 17일 "해당 직원이 창원NC파크에 상주하는 직원은 아니다. 그러나 2차 감염 우려가 있다. 이 협력 업체 소속으로 파견 나온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업체 직원들과 접촉한 구단 직원들도 모두 오늘 중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라고 했다. NC의 훈련도 전면 중단됐다.
NC의 훈련 중단은 두 번째다. 지난달 25일 협력사 직원이 고열로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에 창원NC파크에서 훈련하던 C팀(퓨처스) 선수들도 2월 26~27일 휴식을 취했다. 음성 판정이 나오고 나서야 2월 28일 훈련을 재개했다. 당시 NC는 구장의 방역 작업을 완료했고,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위생 관리와 예방 교육을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협력체 직원의 확진 판정으로 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야구단은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 종사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그 안에서 돌고 도는 인력 풀은 좁은 편이다. 선수나 직원, 관계자 중 단 한명만 확진자나 의심자가 나오면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연쇄 감염이란 도미노 현상을 막기가 쉽지 않다. 그 취약한 고리를 이틀간 현실적 공포와 함께 미리 체험한 셈이다.
이미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라는 결정이 내려진 상황. KBO도 구단들도 개막을 언제로 잡아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 힘들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계를 풀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수도권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팬데믹 전개 양상도 심상치 않다. 국경을 닫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해외에서 유입되는 2차 유행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17일 KBO는 각 구단 단장들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를 열어 개막 일정과 향후 대책을 모색했다. 16,17일 이틀 간 해프닝 속에 개막과 관련한 구체적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실로 다가온 코로나19 공포가 시계 제로의 상황을 연장하고 있다. 속절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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