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2번 김현수' 카드...4번 라모스 탄탄하다면 효율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3-17 06:30


LG 트윈스 김현수가 2번 타자로 나서는 게 효율적일까. 류중일 감독이 이 카드를 적극 시험중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김현수는 지난 2일과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연달아 2번 타자로 출전했다. LG 라인업은 2일 김현수, 채은성, 로베르토 라모스, 이형종 순이었고, 4일 경기에서는 2~4번은 같고 5번에 박용택이 들어섰다. 김현수가 2번 타자로 기용된 건 류중일 감독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를 2번 타순에 배치할 계획이 뚜렷하다는 뜻이다.

김현수는 LG 이적 첫 해이자 류 감독이 부임한 2018년 2번 타자로 84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에는 2번에는 서지 않고 3,4번 타자로 나섰다. 류 감독이 2년 만에 다시 '2번 김현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 전훈서 김현수 말고도 박용택과 이형종을 2번 후보라고 밝히긴 했다.

김현수를 2번 타순에 넣는 건 LG에 과연 효율적일까. 류 감독은 2번이 강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도 장타력을 가진 야마이코 나바로, 박한이를 종종 2번 타자로 기용했다. 류 감독은 "2번은 출루도 하고 해결도 하는 타순이다. 장타력도 있고 출루율도 좋은 타자가 2번타자로 나가면 점수 날 확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LG가 지난해 2번 타순 타율이 2할4푼5리로 전체 10개팀 가운데 가장 낮았다는 점이 류 감독의 의지를 부추겼다. 4번을 쳐야 할 외국인 타자가 들쭉날쭉해 김현수가 4번 타자로 나가야 했고, 3, 5, 6번을 팀내에서 그래도 해결 능력이 있는 타자로 써야 하니 2번 타순은 상대적으로 버려지는 느낌이었던 게 사실이다.

해서 올시즌에는 2번 타순에 김현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수는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타자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LG의 득점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2번 타자로 김현수가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타격이 뛰어난 타자를 2번 타순에 놓으면 그 자체로 3번보다는 타석이 많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8, 9, 1번 타자가 찬스를 만들 경우 2번부터 4번 타자가 불러들이는 구조가 돼 득점에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이런 구상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4번 타자로 손색이 없어야 한다. 일발 장타력에 선구안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라모스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스타일을 알렸다. 파워 하나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대형 타자로서의 자질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모른다. 류 감독도 "아픈 데는 없는데 좀더 봐야 한다"고 했다.

일단 라모스가 4번 타자로 확고하게 자리잡는다면 안심하고 김현수를 2번에 놓을 수 있다. 또 3번과 5번에는 채은성 이형종 박용택 등을 기용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김현수가 2018년 2번 타자로 나섰을 때 LG 클린업트리오는 박용택, 가르시아, 채은성이었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진 후로는 김현수가 줄곧 4번 타순을 도맡았다. 그해 LG는 팀 타율 3위, 경기당 득점 6위였다. 김현수가 타율 3할6푼2리에 20홈런, 101타점을 올렸으니, 나름 효과적인 타순이었다.

이제는 라모스에게 달렸다. 라모스가 기복을 보이면 LG 타선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 '2번 김현수'가 올시즌 LG 라인업에서 자주 화두가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LG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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