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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프로 스포츠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에 이어 미국 프로 스포츠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NBA 리그 중단에 이어 MLB도 2주 연기를 선언했다. 세계 2번째로 환자가 많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퍼지고 있는 유럽 축구도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기약이 없다는 점. 유럽과 미국은 본격 확산기라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 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일본의 올림픽 사수 의지는 강경하다. 같은 날 일본은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도쿄 올림픽 성공은 단지 일본의 자존심만 걸린 문제가 아니다. 아베 신조 정권 연장과도 맞닿아 있다. 연기를 선뜻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지난 9일부터 갑작스레 시행된 일본의 한국 입국제한도 이러한 정치적 고려의 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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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의지와 관계 없이 현실은 녹록치 않다. 4월 대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최종 예선에 이어 23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미주대륙 최종예선도 13일 연기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확산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선수, 관계자,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3월 23∼27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와 서프라이즈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을 연기한다"고 13일 발표했다. WBSC는 향후 새로운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확산기 속에서 언제 열릴지 장담하기 힘들다.
WBSC는 이미 4월 1일부터 5일간 대만에서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 세계 최종 예선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6월 17∼21일로 변경한 바 있다.
6개국이 출전하는 도쿄올림픽에는 개최국 일본과 한국, 멕시코, 이스라엘 등 4개국이 출전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미국, 캐나다, 도미니카공화국 등 8개 나라가 출전하는 미주대륙 최종예선에서 1위만 도쿄올림픽에 직행한다. 6월 대만에서 세계 최종예선에는 아메리카대륙 2∼3위와 대만, 호주, 중국, 네덜란드 등 6개 국이 마지막 1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달리 치를 장소도 없다. 이미 WHO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팬데믹을 선언했다.
아메리카 대륙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다른 대륙으로 옮겨서 치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야구장 시설도 마땅치 않다. 본선 팀 확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파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올림픽을 치르는 일본 역시 코로나19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정부는 지난 9일 일본의 갑작스러운 입국 제한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를 발표하면서 "불투명하고 소극적인 방역 움직임을 보여온 일본이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입국 제한 강화 조치를 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일본 내 방역 문제를 지적했다. 도쿄올림픽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아베 정부가 검사와 방역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프게 지적한 것이다.
방사능 안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전 세계에 후쿠시마 재건의 상징적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야구 개막전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67km 떨어진 아즈마 구장에서 개최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즈마 구장 주변은 여전히 방사능 오염도가 위험 수준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코로나19사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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