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피플]'급성장' KT 박세진, 롯데 박세웅과 사상 첫 형제 선발 맞대결 역사 쓸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3-12 09:00


◇롯데 박세웅(왼쪽)과 KT 박세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T 위즈가 좌완 투수 박세진(23)의 성장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대만 마무리캠프에서 투수상을 받았던 박세진은 최근 마무리된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도 호투하면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마무리캠프에서 수정한 투구폼이 자리를 잡으면서 잡힌 제구와 향상된 파워가 보다 위력적인 투구로 연결됐다는 평가. 박세진은 스프링캠프 기간 세 차례 연습경기서 5이닝을 소화(3안타3볼넷4탈삼진3자책)하면서 감각을 끌어 올렸다.

박세진은 불펜에서 올 시즌을 출발한 가능성이 높다. KT 이강철 감독은 박세진을 두고 "선발 투수의 뒤를 받치는 롱릴리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의 위력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연투 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상황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 공백이 발생했을 때, 대체 선발로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박세진의 성장은 사상 첫 형제 투수의 선발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에이스' 박세웅(25)이 주인공.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채울 박세웅을 상대로 박세진이 선발 등판 기회를 잡는다면, KBO리그 사상 첫 형제 투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두 선수는 지난 2016년 4월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적은 있다. 이날 박세웅은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2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박세진은 팀이 0-2로 뒤지던 8회초 등판했으나 ⅓이닝 1안타 1실점 하면서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박세웅이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터라 '맞대결' 수식어를 붙이긴 어려웠다.

박세진이 팀의 에이스로 인정 받는 박세웅에 견줄 만한 투구를 펼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아직까지 가능성에 머물러 있다는 게 냉정한 평가. 하지만 캠프에서 키운 자신감과 선발진 합류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상상 만으로 볼 순 없다.

박세진은 "그동안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으니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욕심은 컸는데 실전에서 안되니 스스로 무너졌다"며 "형과 맞대결 이야기가 나올 때도 즐기질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금은 형과 비교되는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야구를 하는 내내 이어질 부분"이라며 "돌아보면 시범경기, 개막엔트리 때 1군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올해는 한 타자를 상대하더라도 1군에서 시작해 끝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전의 박세진보다는 지금의 박세진을 봐줬으면 좋겠다. 형처럼 가을 무대에서 던져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KBO리그 역사상 형제 선수 투-타 맞대결은 단 한 차례 뿐이었다. 1995년 9월 5일 전주구장에서 정명원(태평양)-학원(쌍방울) 형제가 투수와 타자로 승부를 펼쳤다. 당시 형 정명원이 9회말 대타로 나선 동생 정학원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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