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 LG 라모스, 실패한 이전 케이스들과는 다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3-05 09:52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사진제공=LG 트윈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이번에는 느낌이 다르다."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26)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라모스는 1차 호주 캠프와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 초반 실전에 나서지 않아 우려를 샀다.

그러나 그는 지난 4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대형 홈런포를 쏘아올려 주위의 감탄을 자아냈다. 라모스는 삼성 윤성환의 130㎞ 직구를 잡아당겨 아카마구장 오른쪽 담당을 훌쩍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기록지엔 비거리가 120m로 적혔는데, 실제는 그 이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2일 첫 출전에서 내야 땅볼 2개에 그쳤던 라모스는 이날 3번의 타석에서 홈런, 볼넷,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100% 출루해 "과연 4번타자 후보답다"는 칭찬을 들었다. 호주 캠프 초반 시차 적응에 시간이 걸렸고, 오키나와 입성 후에도 연습경기 출전을 미뤄 우려를 사던 터였다.

경기 후 라모스는 "오늘 경기는 정말 좋았다.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있어서 항상 행복하다. 준비 잘해서 시즌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라모스는 다른 외인 선수들에 비해 한참 늦은 지난 1월에 계약했다. 조건은 계약금 5만달러, 연봉 30만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다. 보장 몸값이 35만달러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는 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그는 2018~2019년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시즌 동안 6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LG가 찾던 거포 1루수로 딱이다.

여기에 선구안도 수준급이다. 지난해 트리플A 127경기에서 출루율 4할을 기록했다. 이날 1회 홈런을 칠 때도 풀카운트까지 몰고가 상대 실투를 공략했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3타석에서 14개의 공을 봤는데, 헛스윙이 하나도 없었다.

최근 LG 외인 타자를 향한 시선은 늘 불안했다. 시즌 전 기대치만 잔뜩 올려놓고 막상 시즌 들어가서는 임팩트 있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8년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그랬고, 지난해 토미 조셉이 그랬다.


가르시아는 전지훈련에서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4타점,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작 시즌 들어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는 날이 더 많았다. 지난해 조셉은 전지훈련서 침묵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3리(13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으나, 시즌 들어서는 잦은 부상으로 들쭉날쭉하다 퇴출됐다.

11일 귀국 예정이던 LG는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국내 연습경기도 여의치 않아지자 오키나와 일정을 연장할 계획이다. 당연히 연습경기도 더 치르게 된다. 이 시점 라모스에 대해 "파워와 선구안에서 가능성이 보이고, 걱정됐던 컨디션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라모스가 '이 느낌'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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