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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영하 얘, 1선발 노리는 거 아니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영건' 이영하 때문이다.
연습 경기는 모든 초점이 투수들에게 맞춰져 있다. 개막에 맞춰 일정한 패턴대로 등판 간격을 조정해야 한다. 선발 투수들의 경우, 연습 경기때부터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가는 시점이다.
김태형 감독이 처음 구상한 24일 오릭스와의 첫 경기 선발 투수는 크리스 프렉센이었다. 프렉센 다음날 라울 알칸타라고, 그 다음 순서로 이영하가 등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날짜를 지정해두는 이유가 있다. 비 때문에 1경기 정도는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1+1 등판을 해야한다.
당연히 기특하게 생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영하는 2018년 데뷔 후 첫 10승에 도달한 후 본격적인 선발 자원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지난해 '18승'을 농담 반, 진담 반 목표로 내세웠는데 거의 근접한 17승을 거둬 김태형 감독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만 163⅓이닝을 던졌고, 한국시리즈에 이어 '프리미어12'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누적된 피로를 걱정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이영하 본인은 "아픈데도 전혀 없고, 회복이 빠른 편이라 힘들지 않다"며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한 천천히 준비하게 하고싶은 마음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젊고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피로가 쌓일 수 있다. 이영하의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해서 누적되지 않게끔 관리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합리적인 의심(?)처럼 실제로 이영하는 지난 2년간 많은 경험치를 쌓았고 자신감도 상승해 있다. 올해는 더 열심히 성과를 내서 1선발급 투수로 성장해보겠다는 욕심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에 결혼을 해서 아마 책임감이 더 생겼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여러모로 기분좋은 웃음이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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