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캠프스토리]"이영하가 1선발을 노리나?" 두산, 등판 순서 바뀐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2-24 10:00


이영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영하 얘, 1선발 노리는 거 아니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영건' 이영하 때문이다.

두산은 24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구춘대회에 돌입했다.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과의 4경기가 예정돼 있는데, 사실상 각자의 시즌 개막을 앞두고 펼치는 연습경기 리그다. 호주 질롱에서 1차 캠프를 마치고 일시 귀국했던 두산은 23일 미야자키로 떠났고 24일 오릭스 버팔로스, 25일 세이부 라이온즈, 26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의 경기가 대기 중이다.

질롱에서는 호주 국가대표와 2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1경기만 치르고 왔기 때문에 두산은 2차 캠프에서 최대한 많은 실전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미야자키는 이맘때쯤이면 비가 자주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4경기를 다 소화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두산은 자체 청백전 등 추가 경기를 준비 중이다.

연습 경기는 모든 초점이 투수들에게 맞춰져 있다. 개막에 맞춰 일정한 패턴대로 등판 간격을 조정해야 한다. 선발 투수들의 경우, 연습 경기때부터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가는 시점이다.

김태형 감독이 처음 구상한 24일 오릭스와의 첫 경기 선발 투수는 크리스 프렉센이었다. 프렉센 다음날 라울 알칸타라고, 그 다음 순서로 이영하가 등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날짜를 지정해두는 이유가 있다. 비 때문에 1경기 정도는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1+1 등판을 해야한다.

그런데 순서가 바뀌었다. 이영하가 오릭스전에 가장 먼저 출격한다. 본인이 자청한 등판이다. 가장 먼저 던지겠다는 의사를 코칭스태프에 밝혔고, 이를 전해 들은 김태형 감독이 순서를 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영하가 1선발을 꿈꾸는 것 같다"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당연히 기특하게 생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영하는 2018년 데뷔 후 첫 10승에 도달한 후 본격적인 선발 자원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지난해 '18승'을 농담 반, 진담 반 목표로 내세웠는데 거의 근접한 17승을 거둬 김태형 감독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만 163⅓이닝을 던졌고, 한국시리즈에 이어 '프리미어12'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누적된 피로를 걱정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이영하 본인은 "아픈데도 전혀 없고, 회복이 빠른 편이라 힘들지 않다"며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한 천천히 준비하게 하고싶은 마음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젊고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피로가 쌓일 수 있다. 이영하의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해서 누적되지 않게끔 관리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합리적인 의심(?)처럼 실제로 이영하는 지난 2년간 많은 경험치를 쌓았고 자신감도 상승해 있다. 올해는 더 열심히 성과를 내서 1선발급 투수로 성장해보겠다는 욕심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에 결혼을 해서 아마 책임감이 더 생겼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여러모로 기분좋은 웃음이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