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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그게 명언이 됐나요?(웃음)"
김태군은 "지금 내 위치에 빨리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전 양의지를 뒷받침하는 백업의 역할을 강조한 것. 김태군은 "재계약 문제로 훈련량이 부족한 것 아닌지 많은 이들이 걱정해줬다. 감독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라"며 "내 할 일(운동)은 꾸준히 해왔다. 컨디션 문제는 걱정 없다"고 했다. 이어 "군 입대 후 시간이 흘렀고, 투수들도 많이 바뀌었다. 신인 같은 느낌도 든다"고 웃었다. 또 "일각에선 내가 군대를 가서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절대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며 "지금의 상황도 하늘에서 내게 '아직 멀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집중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하는데 군 시절 많이 도와준 모창민, 박석민에게 이 기회를 빌어 인사를 전하고 싶다. 여러모로 많이 도와줬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백업'이라는 새로운 위치에 김태군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는 "나는 이제 기회가 주어질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주전은 호흡이 길지만, 백업은 한 경기가 전부다. 그게 내 위치"라며 "입대 전엔 144경기 전체를 보고 준비했다면, 지금 내겐 한 경기에 대한 준비가 우선"이라며 "긴 호흡을 위해 아껴뒀던 퍼포먼스를 한 경기에 모두 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비에 비해 부족했던 타격 역량 평가를 두고는 "잘 아는 부분이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매 경기 최선을 다 하다 보면 다른 부분도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양의지의 존재감 탓에 가려진다는 평가에 대해선 "(양)의지형 뒤에 거론되는 것 만으로도 기분 좋다. 몸값부터 다르지 않나"라고 웃은 뒤 "의지형은 어릴 때부터 나를 많이 챙겨주던 선배였다.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부딪쳐 온 포수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좋은 본보기였다"고 말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김태군의 눈은 새 시즌 성공에 맞춰져 있다. 김태군은 "쉽지 않은 2020년을 맞이하게 된 것 같다. 분명히 내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며 "내가 어떻게 살아남고 버텼는지 곁에서 보는 이들은 알 것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했기에 더 내려갈 곳도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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