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2020 '대성불패' 15번 주인공은 문동욱…한화 측 "본인 뜻 존중"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2-05 11:10


구대성. 스포츠조선DB

지난해 퓨처스리그 투수 2관왕 문동욱.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SC이슈]2020 한화 '대성불패' 15번 주인공은 문동욱…구단 측 "본인 뜻 존중"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매년 한화 이글스의 배번(등번호)이 발표되는 날이면 '15번' 선수에게 관심이 쏠리곤 한다. '대성불패' 구대성의 번호다.

한화는 4일 2020 선수단 공식 배번을 발표했다. 올해 15번의 주인공은 투수 문동욱이다. 이외에 1번 신정락, 고교 시절 번호인 19번으로 바꾼 이용규, 1년만에 16번으로 복귀한 하주석, 친구 고(故) 김성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61번 박상원 등의 번호가 눈에 띈다.

2020년 한화는 '영구결번' 3명이 함께 하는 팀이다. 장종훈 수석코치, 송진우 육성군 투수코치. 정민철 단장이 그들이다. 한용덕 감독 역시 팀을 대표하는 레전드 중 한 명이다.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송진우 코치는 현역 시절 번호인 40번과 35번, 21번을 쓴다. 그외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99번은 쓰는 선수가 없다.

구대성은 이들과 더불어 한화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1993년 데뷔 이래 KBO리그에서 뛴 13시즌 동안 한화(빙그레 시절 포함)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구단 역사상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다. 통산 1128⅔이닝을 던지며 67승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특히 우승 시즌인 1999년 구대성은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8승9패 26세이브를 기록, 정민철 현 한화 단장(18승8패 201⅔이닝)과 함께 한화를 매직리그(당시 양대리그 중 하나) 2위로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를 꺾고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구대성은 5경기에 모두 등판, 1승 1패 3세이브를 올리며 MVP로 선정됐다. 한화 구단 역사상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구대성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2010년 한국 무대 은퇴 이후에는 호주리그로 진출,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코치 겸 선수로 활동했다. 호주 유소년 야구대표팀 감독을 거쳐 2018~2019시즌에는 질롱코리아 감독도 맡은 바 있다.

한화의 15번은 2010년 구대성의 은퇴 이후에도 결번 없이 매년 사용됐다. 2011년에는 '7억 팔' 유창식이 이어받았고, 2015년부터는 이용규에게 주어졌다. 이용규에게 15번은 KIA 타이거즈와 대표팀에서 자신의 전성기를 함께 한 특별한 번호다. 하지만 올해 이용규는 초심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고교 시절의 19번을 달고 뛴다.


올해 15번을 이어받은 문동욱은 2014년 KBO 신인 2차 지명 1라운드 6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아 KBO에 입문한 투수다.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다승(8승) 평균자책점(2.75) 1위를 석권하며 한화의 리그 1위를 이끌었다. 1군에서도 선발 1차례를 포함 12경기에 출전하는 등 경험을 쌓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구대성이 2010년 당시 선수로서 완전 은퇴가 아니라 호주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결번 여부를 고민했다"면서 "구대성 본인도 후배들에게 번호를 물려주길 원했고, 구단에서도 결번과는 다른 방식으로 오랫동안 '대성불패'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결번 대신 번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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