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캠프스케치]'슈퍼선데이'가 만든 적막과 환호, 미국은 '슈퍼볼 앓이' 중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2-03 13:47 | 최종수정 2020-02-03 15:00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3일(한국시각) 미국의 눈은 오로지 한 곳에 쏠렸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제54회 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이 그 무대였다. NFL 양대 컨퍼런스 챔피언 간의 단판승부인 슈퍼볼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기 스포츠 이벤트로 불린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이어 두 번째로 식품 소비가 많아지는 날로 꼽힐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벤트. 특히 올해 슈퍼볼은 1970년 이후 반세기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최다우승 공동 1위(6회)에 도전하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간의 맞대결이라는 스토리까지 더해져 미국인들을 흥분케 했다. 매년 2월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슈퍼볼을 두고 '슈퍼선데이'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다.

3일 찾은 미국에서 '슈퍼선데이'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로 향하는 길에 들른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선 이른 오전 시간부터 여행길에 오른 미국인들이 TV 앞에 앉아 캔자스시티-샌프란시스코 간의 슈퍼볼 매치 프리뷰를 지켜보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지켜볼 수 있었다. 슈퍼볼 개막이 임박한 오후 도착한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의 펍에는 일찌감치 시작된 슈퍼볼 중계를 지켜보기 위해 미국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한화가 둥지를 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 부근도 '슈퍼선데이'의 예외는 아니었다. 휴일인 일요일임에도 쇼핑가엔 발길이 끊겼고, 일부 식당들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호텔 직원들조차 TV 앞에서 슈퍼볼 시청에 열을 올릴 정도. 호텔 방에선 미식축구에서 득점을 의미하는 '터치다운'이 나올 때마다 환호성이 들렸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하는 가족들이 눈에 띄었지만, 미식축구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히스패닉계가 대부분이었다. TV가 있는 곳엔 어김없이 '슈퍼볼'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 한화 관계자는 "오늘 하루 만난 현지인들의 관심사는 온통 '슈퍼볼'이더라. '미국이 사랑하는 스포츠'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라고 웃었다.

'세기의 이벤트' 답게 결말도 화려하게 쓰였다. 샌프란시스코에 4쿼터까지 10-20으로 뒤지던 캔자스시티가 극적인 터치다운 패스 2개로 31대20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슈퍼볼에 입맞췄다. 적막이 흘러 넘치던 거리도 그제서야 교차하는 환호와 탄식 속에 다시 생기를 찾았다. 슈퍼선데이에 온 신경을 집중했던 미국인들은 이제 한동안 '슈퍼볼 앓이'에 잠을 설칠 듯 하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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