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NL-AL 최강팀 격파' 워싱턴, 기적 같았던 50년 만의 첫 우승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17:45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첫'이라는 수식어가 쏟아진 월드시리즈였다. '언더독' 워싱턴 내셔널스의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워싱턴은 31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6대2로 승리하면서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1969년 창단(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 이후 50년 만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약체였지만 양대 리그 최강팀 LA다저스(106승)와 휴스턴(107승)을 차례로 격파했다.

강팀과는 거리가 멀었던 워싱턴은 2010년대 들어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다. 간판 스타 스테픈 스트라스버그(월드시리즈 MVP)와 브라이스 하퍼가 중심이었다. 2012년과 2014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2016~2017년 2년 연속 지구 최강자가 됐다. 다만 포스트시즌만 되면 워싱턴 타자들은 귀신 같이 부진했다. 번번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좌절했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보란듯이 걷어찼다.

올해 큰 변화가 찾아왔다. 슈퍼 스타 하퍼가 FA로 지구 라이벌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대신 워싱턴은 패트릭 코빈과 아니발 산체스를 영입하면서 투수진을 보강했다. 배신감에 치를 떤 워싱턴 팬들은 하퍼가 친정팀에 올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시즌 초반 50경기는 악몽이었다. 19승31패를 기록하는 최악의 부진. 반면 하퍼의 필라델피아는 지구 선두였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의 경질설이 돌았고, '시즌을 포기하려 한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막강한 '원투 펀치' 스트라스버그와 맥스 슈어저를 앞세운 워싱턴은 보란 듯이 반등했다. 후반기 승률 6할3푼(46승27패)으로 질주하더니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성공. 포스트시즌 '역전의 명수'로 거듭났다. 워싱턴은 탈락 위기에 놓였던 5경기를 모두 이겼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말 3점을 몰아쳐 기사회생.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선 1승2패 벼랑 끝 승부에서 2연승을 질주했고, 2승3패가 된 월드시리즈에서도 2연승으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외야수 헤라르도 파라가 등장곡으로 사용한 '아기 상어'는 워싱턴의 역전을 상징하는 명곡으로 재탄생됐다. 우승 직후 워싱턴 밤하늘에는 '아기 상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

7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은 선발 슈어저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목 부상으로 5차전 선발 등판이 취소된 슈어저는 진통제 주사를 맞고 마운드에 올랐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더 던질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투혼은 동료들에게 전염됐다. 워싱턴 타자들은 0-2로 뒤진 7회부터 6점을 쓸어 담아 '인생 경기'를 완성했다.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역대 7번째. 또한,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원정 4전승으로 우승한 팀은 워싱턴이 '첫' 번째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우리는 쓰러지기도 했지만, 죽지 않았다. 이 선수들을 믿었다. 선수들도 서로를 믿었다"며 감격해했다.

먼저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두산 베어스)와 재팬시리즈(소프트뱅크 호크스)는 '4연승' 우승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 메이저리그는 7차전 혈투가 이어졌다. 전세계 야구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