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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38년의 KBO리그 가을야구 역사상 와일드카드를 제외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선발투수들에게 승패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은 일전은 딱 두 번 밖에 없다.
지난 주 진행된 준플레이오프도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지어졌다. 키움이 LG에 3승1패로 승리한 결정적인 원동력은 구원진 활약 덕분이었다. 반면 LG는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과 필승조 김대현 송은범, 그리고 구원으로 전격 투입된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잇달은 부진으로 시리즈를 넘겨주고 말았다. 4경기 승리투수와 패전투수가 모두 구원투수들이었다.
이같은 경기 양상은 SK 와이번스와 키움의 플레이오프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차전 모두 구원투수들이 승과 패를 나눠가졌다. 1차전에서는 키움이 연장 11회 끝에 3대0으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도 키움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은 끝에 8회초 송성문의 결승타를 앞세워 8대7로 이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키움 불펜진이 압도하는 가을 야구라는 것이다.
지난 10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키움이 동원한 투수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한 팀 최다인 10명이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9명, 2차전에는 8명의 투수들이 등판했다. 특히 1차전에서는 선발 요원인 좌완 이승호가 8회말 선두 좌타자 고종욱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하기도 했다. 키움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한 경기 평균 7.7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조상우와 오주원은 한 경기를 빼고 모두 출전했다. 최근 단기전 트렌드가 불펜 싸움으로 변모했어도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이후 이런 물량공세는 없었다.
키움은 정규시즌서 구원 평균자책점이 3.41로 전체 1위였다. 포스트시즌서 불펜 중심의 마운드 운영은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SK 불펜진이 허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이 '서태훈'으로 칭하는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은 SK가 자랑하는 막강 필승조다. 정규시즌서 서진용과 김태훈은 각각 33홀드, 27홀드를 기록했고, 하재훈은 36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키움이 주도하는 불펜 시리즈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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