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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분석]키움이 주도하는 불펜시리즈, '양과 질'의 물량공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0-17 09:29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PO 2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조상우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0.15/

2019 KBO리그 키움과 SK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1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오주원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0.15/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38년의 KBO리그 가을야구 역사상 와일드카드를 제외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선발투수들에게 승패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은 일전은 딱 두 번 밖에 없다.

2013년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올해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가 그것이다. 선발투수에게 승패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경기 후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는 뜻이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차전 끝에 두산이 3승2패로 넥센을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경기 가운데 2.3.5차전이 연장까지 이어졌고, 1,4차전도 1점차 승부였다. 특히 5차전은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힐 만한 드라마였다. 넥센 박병호가 당시 두산 선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9회말 동점 3점홈런을 터뜨리자 두산이 연장 13회초 최준석 오재원의 홈런 두 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 주 진행된 준플레이오프도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지어졌다. 키움이 LG에 3승1패로 승리한 결정적인 원동력은 구원진 활약 덕분이었다. 반면 LG는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과 필승조 김대현 송은범, 그리고 구원으로 전격 투입된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잇달은 부진으로 시리즈를 넘겨주고 말았다. 4경기 승리투수와 패전투수가 모두 구원투수들이었다.

이같은 경기 양상은 SK 와이번스와 키움의 플레이오프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차전 모두 구원투수들이 승과 패를 나눠가졌다. 1차전에서는 키움이 연장 11회 끝에 3대0으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도 키움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은 끝에 8회초 송성문의 결승타를 앞세워 8대7로 이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키움 불펜진이 압도하는 가을 야구라는 것이다.

키움은 필승조와 추격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불펜 물량공세를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퍼부을 수 있을 정도로 구원투수들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확률적으로 봤을 때 선발이든 구원이든 이닝수가 많아지면 구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투수 교체를 빠르게 가져간다"고 했다. 실제 키움의 투수 교체는 '한 박자' 빠른 모습이다. 승부처에서 거의 모든 투수들을 쓸 수 있으니 교체 시점이 빠르고 회수도 많다.

지난 10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키움이 동원한 투수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한 팀 최다인 10명이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9명, 2차전에는 8명의 투수들이 등판했다. 특히 1차전에서는 선발 요원인 좌완 이승호가 8회말 선두 좌타자 고종욱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하기도 했다. 키움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한 경기 평균 7.7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조상우와 오주원은 한 경기를 빼고 모두 출전했다. 최근 단기전 트렌드가 불펜 싸움으로 변모했어도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이후 이런 물량공세는 없었다.

키움은 정규시즌서 구원 평균자책점이 3.41로 전체 1위였다. 포스트시즌서 불펜 중심의 마운드 운영은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SK 불펜진이 허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이 '서태훈'으로 칭하는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은 SK가 자랑하는 막강 필승조다. 정규시즌서 서진용과 김태훈은 각각 33홀드, 27홀드를 기록했고, 하재훈은 36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키움이 주도하는 불펜 시리즈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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