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히어로]SK 김광현190이닝에 17승을 하고도 팀에 미안하다고 한 이유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9-10-01 06:15


2019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SK 선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9.25/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 김광현이 2010년 자신이 기록했던 팀 최다승 타이를 이루며 2019시즌을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8안타(1홈런) 무4사구 2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팀의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김광현은 17승(6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51을 기록했다. 190⅓이닝을 기록해 전체 3위가 됐다.

직구 구위가 그리 좋지 않아 총 투구수 91개 중 35개만 던졌다. 슬라이더 35개, 투심 16개, 커브 5개 등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8안타를 내줬지만 연타를 맞지 않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피칭이 호투의 비결.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을 아쉬운 경기로 꼽은 김광현은 "기왕 이렇게 된 것 어떡하겠나. 작년처럼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늘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했는데.

일단 이겨야되니까. 채드 벨 선수가 잘던져서 점수를 안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초반에 빨리 4점이나 나서 생각을 바꿨던 게 7회까지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홈런 1개가 아쉬웠지만 7이닝 던진것에 만족한다. 올해 이닝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목표치 이상으로 던졌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오늘 공은 그리 좋지 않아보였는데.

저번 경기에 너무 힘을 썼는지 나흘 휴식이라 그런지 힘이 안나오더라. 사실 삼진 타이틀에 근접해 있었고 마지막 경기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외야에서 몸풀 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잘 던질 수 있을까. 어떻게든 적은 점수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 겠다는 생각. 삼진보다는 맞혀잡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병살도 나왔고 운이 좋았다.


-중요한 경기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이란 생각도 했는데 사실 이건 부담도 아니다. 앞으로 더 큰 경기가 있지 않나. 한국시리즈도 있고 프리미어12도 있다. 이건 부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경기를 발판삼아 더 큰 경기에서 더 잘던지겠다.

-수술하고 올해가 본격적인 시즌이었는데.

사실 재작년에 수술하고 공을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생각도 했었다. 작년 시즌 힐만 감독님과 염경엽 감독님께서 관리해 주셔서 올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몸관리 잘해서 팬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일 두산전은 볼 것인가.

안보고 싶다. 내일도 던지라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다. 하늘에 맡겨야 하지 않겠나. 만약 2등을 하더라도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하고…. (취재진을 향해)다 지켜보실 텐데 응원해주세요.(웃음)

-팀 최다 타이인 17승을 했다.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일단 팀이 잘 했는데 마지막에 제가 4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150이닝 넘었을 때 힘들었는데 그때 더 힘을 내서 1승이라도 가져왔으면 우리 팀이 여유있게 우승하지 않았을까하는 자책.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홀가분한데 아쉽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빨리 확정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에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17승을 했다는 것 자체는 연연하지 않는다. 목표로 했던 180이닝 이상을 던지겠다는 것을 넘어섰다는 것에는 만족한다.

-마음에 남은 경기가 있었나.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7이닝 2실점 1자책)이 가장 아쉽다. 가장 최근 경기라 아쉽게 다가온다. 내가 조금만 더 잘던졌으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으면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는데… 그때 3번 연속 승리가 없어서 개인적으로도 꼭 승리하고 싶었고 팀도 승리가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못해서 미안했고 아쉬웠다. 기왕 이렇게 된것 어떡하겠나 받아들여야 한다. 마지막에 작년처럼 웃을 수 있게 끝까지 열심히 할거다. 준비를 잘하겠다. NC, LG, 키움, 두산 어느 팀과 만나더라도 준비 잘해서 다시한번 한국시리즈 우승하도록 하겠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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