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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예상치 못한 파격 인사였다.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에 허삼영(47) 전력분석팀장이 깜짝 선임됐다.
3년 재임 기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김한수 감독의 재계약은 힘든 상황이었다. 구단은 시즌 막판 신임 사령탑 선임을 위한 물밑작업에 착수했다. 차기 감독이 누구냐를 두고 여러 소문들이 무성했다. 현재 삼성 코치들과 팀 레전드 출신 선수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은 예상을 깨는 파격을 택했다.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1991년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으로 라이온즈에 입단한 허 신임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였지만 고질인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십대 중반에 선수생활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1995년까지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허 신임 감독은 오랜 기간 라이온즈에서 몸 담으며 축적한 노하우와 현대 야구의 핵심인 데이터 분석 야구를 통해 왕조 재건에 나설 전망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 허삼영 신임 감독은 특히 라이온즈가 2018시즌부터 도입한 트랙맨 시스템의 정착 운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20년 전력분석 노하우를 갖춘 허 신임 감독은 라이온즈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및 성향을 잘 파악하고 소통에 능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네임밸류를 떠나 라이온즈를 가장 잘 알고,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적임자"라며 "가장 빠르게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팀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장과 프런트를 아우를 수 있고, 팀 내부 사정에 밝으면서 선수단과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데이터야구 전문가로 '삼성 왕조' 시절을 뒷받침 했던 점도 가산점이 됐다. 프런트 시절 내부 평판도 좋은 편이다. '사람 좋고, 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016~2019시즌 4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창단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침체된 분위기를 타파하고 선수단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팀을 속살까지 잘 아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린 유망주들이 많은 팀 사정 상 젊고 현대야구에 밝은 전력분석팀장 출신 사령탑이 적합하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
허삼영 신임 감독은 "20여년 전력분석을 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우리 팀의 장점으로 만들겠다. 능력에 맞는 자리를 주고, 장점을 살릴 환경을 만들겠다. 즐거운 야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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