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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피가 마른다.
매 경기, 양 팀 사령탑은 죽을 맛이다. 포스트시즌 깜짝 카드 발굴을 위해 새 얼굴을 테스트 해야 할 시점. 언감생심이다. 이기기 바쁘다. 이날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매년 이 맘 때면 포스트시즌에 앞서 주축 선수들 좀 쉬게 하고, 새로운 선수들 테스트할 시기인데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하루 치열한 막판 경쟁 국면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칫 시즌 마지막 경기에 정규시즌 우승팀이 가려질 수도 있는 빡빡한 상황이다.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씨를 뿌리는 봄과, 뜨겁게 열정을 쏟는 여름을 지나 본격적인 가을걷이를 해야 할 시점. 하지만 양 팀 감독들은 여전히 수확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태형 감독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남의 일이 아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김 감독 역시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을 수 밖에 없다. 비록 넘어야 할 적장이지만 사적으로는 친한 사이. 야구를 떠나 염경엽 감독의 건강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며느리 심정은 며느리가 안다. 설령 갈등이 있더라도 힘든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타 팀 감독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시즌 1위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감독 인생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싶다. 모든 감독들은 그걸 놓치고 싶지 않기에 불안하고 초조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염 감독은 음식을 잘 못 먹어서…"라며 진심 어린 걱정을 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물론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가을야구에 못나가는 팀도 있는데 행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쩌랴. 돌아서면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하는 것이 바로 감독 자리다. 남은 3~4경기, 엄혹한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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