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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하게 교체한 로버츠 감독, 흔들리는 류현진 입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9-06 06:00


류현진. 연합뉴스USA TODAY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선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⅓이닝 6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 올 시즌 처음으로 한경기 4개의 볼넷을 허용한 류현진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4, 5회 연속해서 볼넷이 실점으로 이어지며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류현진을 교체했다. 류현진이 5회 1사 1,3루에서 데스몬드에게 적시타를 맞자, 마운드에 올라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류현진의 공을 빼앗았다. 류현진의 투구수가 93개로 적지 않았지만 다저스가 7-3으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반박자 빠른 교체였다. 아웃카운트 2개만 소화하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더 기다리지 않았다. 신뢰 하락 징후다.

경기후 류현진은 "이런 슬럼프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 겪었다. 밸런스가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며 답답해 했다. 이번 등판을 앞두고 이례적인 휴식일 불펜피칭까지 했던 류현진이다.

에이스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올시즌 9이닝당 볼넷이 1.34개(이날 포함)에 불과한 류현진이다. 이날은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무려 4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볼넷 최소화는 그의 무기중 중 하나였다. 93개의 투구수도 실망스럽다. 빠른 승부를 펼치는 자신감이 무뎌지고 칼날 제구도 사라졌다.

결국 볼넷이 발단이었다. 4회 첫 타자 놀란 아레나도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빌미를 제공했고, 라이언 맥마혼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 했다. 이후에도 개럿 햄슨에게 볼넷을 또 허용했고, 여지 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1사 1,2루에서 드류 부테라에게 유격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타를 다시 맞았다. 겨우 4회를 넘긴 류현진은 5회에도 등판했지만, 원아웃을 잡은 이후 블랙몬-아레나도-데스몬드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또 1실점 했다.

전반기와 비교했을때, 최근 류현진이 보여주는 모습은 낯설다.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⅔이닝 4실점 이후 24일 뉴욕 양키스전 4⅓이닝 7실점,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4⅔이닝 7실점에 이어 이날도 5이닝 이상 소화에 실패했다. 4경기 연속 부진과 시즌 13승 실패라는 슬럼프를 겪고 있는 류현진은 몸부림을 치고 있다. 등판전 불펜 투구과 투수코치와의 과외공부도 병행중이다. 하지만 투구 내용을 보면 힘이 빠진다.


이날 경기에선 공을 던지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모습도 한차례 나왔다. 투구수가 70개를 넘기면서부터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는 부분도 컨디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뜻이다. 부진이 시작된 지난달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전까지 1.45를 기록 중이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45까지 치솟았다.

가을야구 & 사이영상 & FA

시급한 것은 컨디션 회복이다. 류현진은 "등판전 불펜피칭은 당분간 이어가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기 맹활약으로 팀내 1선발로 인정받았던 입지는 이미 흔들린 상황이다.

부진이 이어질 경우 포스트시즌에서의 기회마저 장담하기 힘들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압도적인 1선발이었지만 최근 부진으로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에 살짝 밀리는 분위기다. 최대한 빨리 안 좋은 흐름을 끊어야 다시 반등하며 가을을 기약할 수 있다.

류현진이 가장 앞서있었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도 안갯속으로 빠졌다. 경쟁자였던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가 최근 맞대결에서 나란히 부진해 류현진이 다시 유리한 고지에 올랐었지만, 이번엔 류현진이 다시 무너지며 오리무중이 됐다. 정규 시즌 남은 3~4번의 등판이 류현진에게는 매우 중요해졌다.

올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은 FA가 된다. 대박은 떼논 당상처럼 여겨졌지만 예상치 못한 부진은 류현진 주변을 당혹감으로 채우고 있다. 깔끔한 끝맺음이 필요한 시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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